스타벅스가 커피 문화의 대중화를 이끄는 브랜드라면 블루보틀은 스페셜티 문화를 선도하는 브랜드다. 많은 광고 속에 나오는 "스페셜티"라는 단어는 좀 더 좋은 맛과 품질을 의미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뭉뚱그려 '한국의 쌀로 지은 밥'과 '경기도 이천 고시히카리 쌀로 지은 밥'의 차이이지 않을까 싶다. 농가에 대한 정보, 품종에 대한 정보, 그를 받쳐주는 등급이 보장되는 커피라고 보면 될 듯하다. 반드시 어떤 커피가 맛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보다 더 관리된 커피라고 여기는 게 맞아 보인다.
블루보틀은 메뉴는 싱글 오리진으로 변경할 수 있다(1,100원 추가). 스페셜티라고 반드시 싱글 오리진은 아니기에 나름의 블랜딩으로 가격을 잡는 듯하다. 내가 가본 삼청점은 라마르조꼬 머신과 말콤사의 EK그라인더를 사용한다. 자체 드리퍼로 푸어오버 드립 커피를 판매하고 사이폰을 이용한 커피도 제공한다. 전반적으로 다양하고 양질의 기구를 사용해 퀄리티를 높이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테이블 간의 간격도 여유롭고 인테리어에도 신경 쓴 모습이다. 매력적인 앰블럼으로 충분한 포인트가 사는 인테리어다.
지브랄타는 우유가 들어갔지만 에스프레소의 타격감이 느껴지는 맛이다. 일반적인 플랫화이트 사이즈지만 피콜로나 코르따도같이 에스프레소에 더 무게감이 있는 음료다. 우유가 들어갔지만 입 안에서 화사한 커피맛이 피어난다. 드립이나 에스프레소로 먹었다면 좀 더 화사한 맛을 경험했을 것이라 짐작한다. 유니폼은 그렇다고 해도 에이프런에 꽂은 펜마저도 하나로 통일된 모습에서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집중했다는 인상을 받는다. 수시로 커피의 맛과 향을 확인하는 바리스타들을 보면서 커피의 퀄리티가 꾸준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대중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브랜드기에 기대치가 있었지만 실망스럽지 않고 오히려 다른 브랜드들이 보고 배울 요소들이 많다. 인기와 주목을 끄는 브랜드고, 그 이유를 잘 보여주는 카페라고 생각한다. 커피와 카페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이 곳에서의 경험을 다른 브랜드와 비교하면서 그 이유에 대해 체감할 것이다. 다만 대중적인 브랜드보다 가격대가 어느 정도 있다는 점, 대기시간이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과연 그 정도의 커피를 제공받는지에는 의문이 있다. 개인마다 커피를 즐기는 법과 요소들이 다르겠지만 내 주관으로는 줄을 서서 자리를 찾아 분주하게 움직여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