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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razerh Oct 06. 2023

낯설어서 오히려 좋은, 역대 가장 기이한 영화 10선

기승전결 구조가 선명하고 내용이 깔끔하게 이해되는 영화들이 있죠. 많은 이들이 좋아합니다. 반면 세상의 기이함을 증폭한, 불가해한 이야기와 이미지를 내세우는 작품들도 있습니다.


'익숙하되 밋밋한 감각' 대신 '낯선 사고 회로'를 잠시 장착할 수 있어 이 같은 기묘한 영화를 오히려 좋아하는 분들도 적잖을 텐데요. 해외 매체가 선정한 역대 가장 기이한(bizarre) 영화 10편*을 10위부터 1위까지 소개합니다.


* 출처: 미국 영화 매체 '테이스트 오브 시네마'의 『The 10 Most Bizarre Movies of All Time(2023.8.9)』



10.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2022) / (감독) 다니엘 콴


세탁소를 운영 중인 미국 이민자 에블린은 세무당국 호출에 응하는데…


"분 단위로 기이하고 정신착란적인 요소가 등장한다는 면에서, 이 부조리 판타지극은 거대 예산의 블록버스터들을 쉽게 능가한다."

☜ 해당 멘트들은 매체의 영화 소개 중 발췌·번역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9더 랍스터 (The Lobster, 2015) / 요르고스 란티모스


근미래, 솔로들은 '커플 메이킹 호텔'에 머무르며 교육을 받아야 한다.


"엔딩 후 지적 대화를 유발하는 영화." "결혼과 사랑에 대한 친숙한 개념들을 사악하고 불온한 시나리오로 대체."


<더 랍스터>



8. 존 말코비치 되기 (Being John Malkovich, 1999) / 스파이크 존스


실업자 신세인 인형술사, 신문에서 서류정리 구인광고를 보게 되는데…


"시각적으로 탁월하고 지적으로 자극이 되는 작품. 익살맞으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by 로저 에버트


<존 말코비치 되기>



7. 네이키드 런치 (Naked Lunch, 1991) / 데이빗 크로넨버그


아내와 함께 마리화나를 피우곤 하던 살충 구제원 빌, 마약 복용 혐의를 받고는…


"영화 매체가 전통적인 경계를 허물고 우리에게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제공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네이키드 런치>



6. 비가튼 (Begotten, 1989) / E. 일라이어스 메리지


성경의 창세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알려진 컬트·아방가르드 작품.


"그저 보는 게 아닌, 경험돼야 하는 영화. 고전적인 영화 규범을 벗어나 자신의 고유함을 뻔뻔할 정도로 선언해버리는 수작."


<비가튼>



5철남 (Tetsuo: The Iron Man, 1989) / 츠카모토 신야


스피드를 꿈꾸는 남자, 자신의 허벅지에 고철을 찔러 넣고 마는데…


"기이함과 재치가 도드라진, 실험영화계의 컬트." "매혹적 줄거리와 독특한 시각 미학으로 관객 마음에 영원히 남을 획을 그어버렸다."


<철남>



4. 이레이저 헤드 (Eraserhead, 1977) / 데이빗 린치


헨리 스펜서 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그녀의 부모를 만나러 간다.


"영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독특한 이정표." "이상한 크리처들, 놀라운 기계 구조, 신비한 이미지들이 깜짝 놀랄 수준의 영화예술로 융합된다."


<이레이저 헤드>



3. 홀리 마운틴 (The Holy Mountain, 1973) / 알레한드로 조도로프스키


예수를 닮은 한 남자, 세상을 살리기 위한 임무를 안고 여정에 오른다.


"기존 시네마에 대항하는, 통찰력과 대담함을 갖춘 작품." "낡은 플롯과 예측 가능성은 잊어라. 이 영화는 당신을 경악케 만들 것이다."


<홀리 마운틴>



2.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The Fabulous Baron Munchausen, 1962) / 카렐 제만


허풍선이 남작은 달에 표류된 우주인을 외계인으로 착각하고 마는데…


"유럽 영화의 고전적 접근법에, 서사 형식에 대한 혁신적이고 과감한 탐구를 결합시킨 영화사의 소중한 유물."


<허풍선이 남작의 모험>



1. 안달루시아의 개 (Un Chien Andalou, 1929) / 루이스 브뉴엘


면도날로 눈을 그어버리는 'THE 장면!' 초현실주의의 영원한 걸작.


"90년도 더 됐지만 여전히 기이함을 유지 중. 영화평론가, 미술사학자, 씨네필에게 영감의 원천이자 연구의 대상이 되는 작품."


<안달루시아의 개>




이상 기괴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영화 10을 살펴봤습니다.


이 중 저의 1픽은 3위로 선정된 <홀리 마운틴>입니다. 조도로프스키의 이 기이한 걸작은 2003년 국내 개봉 당시 처음 접했는데요.(+엘 토포) 너무 기괴하다 보니 데이빗 린치의 세계는 참으로 얌전하고도 시시했구나, 를 되뇐 기억도 납니다.


'성스러운 것' 혹은 '옳은 것'으로 여겨지는 기표라면 그 무엇이든 발가벗기고 말겠다는 듯한, 과감함을 넘어선 어떤 초월적 조롱. 그 광기 어린 에너지로 가득 찬 <홀리 마운틴>만의 전무후무한 전개와 이미지에는, 지금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습니다.


+ 러닝 타임 내내 그 난장을 쳐놓고는 "우리들의 사랑으로 지구를 구하자"던 5위 <철남> 또한 갈 데까지 간, 매력 넘치는 영화죠.


여러분은 어떤가요? 이 중 어느 작품이 가장 끌리나요? 리스트 외에도 그 기이함에 머리를 감싸 쥔 영화가 있다면 공유해주세요. :D ⓒ erazer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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