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6
입사 6개월 차쯤이었던 것 같다. 일의 의미를 되짚어보기 시작한 게. 그전까지는 그저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가고 무엇이든 다 처음 해보는 일이었던 탓에 의미는커녕 하루를 되돌아볼 시간도 없었다. 그저 잘하고만, 제대로 배워서 실수 없이 해내는 것만이 목표였다. 하지만 하루 이틀 경험이 쌓이고 짧은 시간이지만 익숙해지는 것들이 생겨나자 나는 곧 잡념에 빠지기 시작했다.
직업이란 뭘까. 직장에서 일을 하며 나는 어떤 성장을 이룰 수 있을까. 단순히 급여가 높아지고 업무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 어떤 성장과 경험을 쌓을 수 있을까. 혹시 결국, 이 모든 건 애매한 이상주의자의 철없는 생각들일뿐인 걸까. 자본가가 나눠준 일에 맞춰 나의 시간과 능력을 주고 돈을 받는 것이 직업의 전부일까. 맞는 말이라 생각하면서도 왠지 100%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내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할 일이라 선가.
요즘 내 머릿속은 너무나 복잡하다. 어느 질문에도 답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다. 다만 명확한 건 목표도 배움도 없기 가느다란 선 긋기를 이어가는 듯한 직장 생활은 내가 원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회사, 우리 팀, 내 일에 어떤 태도와 생각으로 임해야 할까.
우선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 속 주인공처럼 지금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보기로 했다. “저 사람은 어딜 갔던 성공했을 거야, 잘 해냈을 거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실수 없이 제대로 배워야겠다.
우선 지금의 자리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볼 거가. 그리고 다른 초콜릿을 맛볼 기회가 오면 또 다른 맛을 위해 주저 없이 떠나봐야지. 그러다 보면, 어느 질문에든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