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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두 Nov 28. 2024

DEMISE 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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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가 지는 때가 있습니다. 100일의 시간 동안 나무는 꽃을 피워냅니다. 한 송이가 지면, 다른 송이가 봉오리를 터뜨리고, 다른 한송이가 지면 다른 꽃이 피어납니다. 그렇게 꽃은 긴 시간을 함께 존재합니다. 덕분에 많은 곤충이 생존합니다.


찬 서풍을 받아들이며 무궁화는 발화를 멈춥니다. 그에게 의탁하던 곤충들도 다음 세대에게 삶을 이어주거나 추위와 영양이 부족한 시기를 견디기 위해 동면에 듭니다. 다시 남풍이 부는 때 꽃이 필 것입니다. 끝없는 넓은 꽃의 향연이 이어지고 많은 생명이 그에 의탁하여 삶을 이어갈 것입니다. 앞서 자신들의 분신이 그러하였듯이. 눈이 녹을 것임을 기약하는 '종말분홍'을 소개합니다.





・색상명 : 종말분홍 / demise pink

・재료 : 혼합재료

・위치 : 서울 중구 을지로 143 4층 Space Unit4

・날짜 : 2024.11.16

・작가 : 박가인 

・전시 : 자립건축사무소




2019년도 육일봉을 만들고나서부터 유지했던 미감.
2024년인 지금 보내줘야 할 때 마지막을 기념하는 조형물을 만들어 이별을 고합니다.

박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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