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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S Aug 16. 2024

완벽하지 않은 선-그의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생각


세계 무대에서 한국 학생들은 질문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유를 한국 사람들에게 물어 보면 대부분이 언어의 장벽(영어)이 있어 여러 사람들 앞에서 주목받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한국 내의 강의실에도 질문은 많지 않다. 그래서 'shy' 한국인이라는 말을 서양 사람에게 많이 듣는다. 


한국 사회 전반에 깔려 있는 고정 관념들 중에 정치적 성향을 남들 앞에서 오픈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적절치 않은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서로 정치적 사안에 대한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 본인들 생각을 대중 앞에서 명확히 밝히는 것을 금기시하는 경우도 많다.


왜 그럴까?


정답은 아니겠지만, 두 가지 정도 배경을 유추해 본다. 먼저 오랜 기간 동안 #지역 갈등과 진보와 보수 두 진영의 대립이 엉켜서 여러 사람들이 불이익을 당했던 과거사가 있기 때문에 자칫 본인의 생각을 대중들에게 노출하면 불이익을 당할 것으로 염려한다는 배경,  아니면 오랜 지역 갈등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것처럼 대화를 통해 나와 다른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설득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태도일수도 있다.


아무튼 나는 서로 싸우더라도 본인의 생각을 솔직히 이야기하고 타인의 얘기를 들어주는 문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유시민 작가의 책을 꼭 사서 읽는 편이다. 


신간< #그의 운명에 대한 아주 개인적인 생각>이 출간되자마자 사서 읽어보았다. 전반적인 책의 내용은 최근 2년 동안의 국내 정치에 대한 본인의 생각과 분석들로 이뤄졌다. 특히 이번 총선을 회고하는 내용이 많다.


현 정권이 왜 무능한가를 지적하고 있고, 윤 대통령의 적으로 이재명과 조국 그리고 민주당을 지명하고 각각을 설명하고 있다. '죽였는데 사아난 자 조국'편에서는 그의 천재적인 논리와 사실 규명을 다시 만나게 된다. 글이 면도날 같다. 인정이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고 상대가 어떤 변명도 못하고 저항할 수 없게 만드는  문장들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작가 유시민의 명석함에도 감탄하지만 무엇보다 <명료함>에 감탄하게 된다. 


완벽하게 훌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받고 조롱당해야 한다면 조금의 약점만 드러나도 기소되고 유죄판결을 받아야 한다면, 의도하지 않은 오류를 죽음으로 책임져야 한다면 누가 감히 진보의 삶을 선택할 수 있겠는가!

(43페이지, 완벽하지 않은 선)


나는 정치인 조국한테서 소중한 모든 것을 한꺼번에 빼앗긴 남자의 몸부림을 본다. 아주 개인적인 소감이다. 조국이 복수를 하려고 정치에 뛰어든 게 아님을 나는 안다. 그는 자신이 세상에 존재할 자격이 있는 사람임을 확인하려고 참전했다.

(221페이지, 조국, 죽였는데 살아난 자)


유작가의 <명료함>이란, 어쩌면 저렇게 우리 정치 상황 하나하나에 명확한 자기 의견과 분석이 있고, 본인의 정치적 성향을 꾸준히 일관성 있게 밝힐 수 있을까? 이번 신간의 내용보다는 작가의 태도에 눈과 마음이 더 끌린다. '40살이 넘으면 현 사회의 부조리에 일정 정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그러나 모든 4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 외치고 싶은 점은 사회의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 보기, 그리고 자신의 판단과 생각을 지인들에게 이야기하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노력해 보자는 것이다. 


이런 모습이 용기 있는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저자도 유사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유권자의 수준이 국가 수준을 좌우한다는 아리스토텔레스말을 인용하면서 40-50대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와 국가를 성숙한 모습으로 만들기를 부탁하면서 글을 맺는다


4050 세대는 젊은 벗으로 여긴다. 젊은 벗들한테 말하고 싶다. 그대들이 앞으로 40년 한국의 운명을 좌우한다고 그대들 한사람 한사람의 지적 문화적 역량이 희망의 크기를 결정한다고, 그대들이 다음 세대의 존경을 받는 어른이 되었다면 대한민국은 사람 살만한 세상이 되어 있을 거라고 

(287페이지, 젊은 벗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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