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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희철 Aug 14. 2024

잘쯔부르크

잘쯔부르크



오스트리아 서부 국경가까이에 위치한 잘쯔부르크(Salzburg)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Salzburg는 ‘소금의 성’이라는 뜻으로 고대에 소금무역의 중심지로 커다란 번영을 누렸었다. 19세기 오스트리아 영토로 편입되기 전까지 이곳을 통치한 대주교들은 로마를 닮은 건축물로 시내를 가득 메워 ‘북쪽의 로마 ’라는 별명까지 얻기도 하였다. 잘쯔부르크는 모짜르트와 세계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탄생하였고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 그리고 매년 여름 유럽의 3대 음악제 중 하나인 잘쯔부르크 음악 페스티벌 등으로 유명한 도시이다. 잘쯔부르크 음악 페스티벌은 매년 7월 말에서 8월까지 5주간 펼쳐지는데 축제기간에 이곳에 오게 되면 사람들에 치어 일행들 쫓아 다니기가 힘들다 한다. 1920년부터 시작된 이 페스티벌은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죠반니’를 시작으로 막을 여는데 전 세계 최고라고 인정받는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오페라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잘쯔부르크는 잘짜흐(Salsach) 강을 중심으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뉘며 구시가지는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구시가지 내에는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는 게트라이데 라고 하는 좁은 골목길이 중심거리이다. 이 거리는 상점마다 업종을 상징하는 독특한 모양새의 간판으로 유명한데 문맹률이 높았던 중세 시대에 글을 모르는 사람도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중세의 간판 문화는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으며, 예술성과 개성이 넘치는 멋진 간판으로 이 거리는 세계적인 거리로 각광받게 되었다. 심지어 원색으로 큰 간판으로 유명한 맥도널드와 같은 글로벌 기업도 이곳에서는 중세의 전통을 따라 철제 장식틀을 사용하여 자그마한 ‘M'자만 적어 놓고 있다.  

구시가지의 가장 높은 곳에 잘쯔부르크의 상징인 호헨 잘쯔부르크 성이 우뚝 솟아 있다.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이 성까지는 경사로를 이용하거나 페스퉁스반(Festungsbahn)에서 성까지 올라가는 푸니쿨라(경사 트램)을 타고 성위로 올라갈 수 있다. 이 푸니쿨라는 16세기 초에 밧줄 동력에 의해 성까지 쉽게 다다를 수 있는 기계장치가 고안되어 지금까지 그 흔적이 남아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경사 철도(푸니쿨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성은 11세기에 잘쯔부르크의 대주교 제프하르트 폰 헬펜슈타인(Gebhard von Helfenstein)에 의해 축조되어 성채 내부에는 15세기에 설치된 무기고와 대포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성의 전망대에 올라가면 강을 중심으로 잘쯔부르크 시가지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잘짜흐 강 건너에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초반에 여주인공 마리아가 본 트랍의 집 가정교사로 들어온 후 아이들에게 ‘도레미 송’을 가르쳐 주던 정원이 있는 미라벨 정원이 내려다보인다.  

잘쯔부르크는 ‘모차르트가 먹여 살리는 도시’라는 말처럼 시내 곳곳에는 모차르트 관련 상품이 즐비하다. 각종 의류, 엽서, 머그컵, 요구르트 등 팔 수 있는 모든 것에 모차르트를 갖다 붙여놓고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상품이 다양한 모양의 모차르트 초컬릿으로 초컬릿만 파는 상점들이 노점상들을 비롯하여 게트라이데 거리 곳곳에 널려 있다. 모차르트 얼굴을 포장지에 인쇄한 초컬릿 ‘모짜르트 쿠겔’만 해도 해마다 1억개 정도가 팔린다하니 모차르트 한 사람의 브랜드 가치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모차르트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인 음악도시이자 거리 곳곳마다 예쁜 건물과 간판으로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 낸 잘쯔부르크의 성공 담화를 롤 모델로 한 세계적인 예술도시가 우리 나라에도 속히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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