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astRain Mar 09. 2023

욕심을 내리니 더 귀하게 보이더라

SIGMA 45mm F2.8 DG DN | Contemporary

사람의 욕심은 어마어마하다. 그리고 그 욕심은 꿈으로 이어간다. 조금만, 조금만 더 모으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러나 만만치 않은 경우가 왕왕 있다. 그렇다면 그 주변을 살펴보자. 주변에 대한 일반적인 시선은 접어두고. 본인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제야 놀라운 능력들을 만나게 된다.


멀리 있는 대상을 찍으면

해질녘. 을왕리

50mm를 표준 화각이라 한다. 그보다 숫자가 적어지면 광각으로, 많아지면 망원으로 이어진다. 45mm는 흔하지 않지만 표준 화각에 가깝다. 따라서 넓지도, 좁지도 않다. 45mm도 표준 화각이다. 조금 더 앞으로, 조금 더 뒤로 걸어 다니며 행동하면 촬영에 큰 부족함이 없다.

소래습지생태공원.

SIGMA 45mm F2.8 DG DN | Contemporary도 그렇다. 조금 멀리 있는 대상을 찍었을 때 그 결과는 전혀 문제가 없다. 선명함, 왜곡 등에 대한 결과에도 단점은 거의 없다. 물론 최대개방 F2.8은 모자란 느낌을 준다. 그러나 F2.8이기에 아주 작고 가볍다.

태안, 갈음이.


편하게 야외로 나설 때

소래습지생태공원.

이젠 야외에 나설 때 가벼운 폰 만으로도 일반적인 사진을 찍기에 문제가 없다. 그래서 그만큼 작고 가벼운 렌즈를 찾는 경우가 많다. SIGMA 45mm F2.8 DG DN | Contemporary는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를 위한 표준 화각 렌즈 중 가장 작고 가볍다. 215g. 야외에서 자주 구매하는 작은 물통이 500ml이니 그 절반보다 더 가볍다.

소래습지생태공원.

작고 가볍지만 야외에서 찍은 결과는 반대다. 집중되는 느낌은 가볍지 않고 묵직하다. 셔터를 누르기 전 대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눈처럼 말이다.

태안. 삼봉해수욕장.
태안. 갈음이 해수욕장.


깜깜한 밤이 아니리면 문제없다

해질녘. 을왕리 해수욕장.

미러리스 카메라가 중심이 되면서 F1.4를 선택하는 분들이 줄었다. 무게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숫자에 가까우면서 작은 렌즈를 찾고 있다. 크기와 무게에 더 신경 쓰고 있다면 F2.8 렌즈도 나쁘지 않다. 윗 사진 둘은 각각 F2.8과 F5로 찍은 결과다. 둘 다 ISO는 100으로 동일했다.

해질녘. 을왕리 해수욕장.

F1.4가 필수인 경우는 흔하지 않다. 따라서 가격과 무게에 더 신경 쓰고 있다면 F2.8 렌즈에 신경 써보자. 혹시 ‘단점이 더 있을지도 몰라’라며 의심하고 있다면 다음 글과 사진을 참고하시길.


보케가 아쉽다면

태안. 삼봉해수욕장.

물론 F2.8은 앞뒤 흐림이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초점 맞는 거리가 2-3미터 정도만 해도 흐림이 나타난다.

태안, 갈음이 해수욕장.

이 사진들에서 알 수 있겠지만 살짝 흐려진 느낌이다. 사람에 따라, 장소에 따라 원하는 정도는 제각각 다르다. 흐려지는 정도에 따라서도 그렇다.

반영사진. 전보케가 나타났다.

보통 초점 맞은 곳의 뒤쪽에 보케가 나타나길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앞쪽의 흐림을 전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최대개방 F2.8로 조금 먼 곳에 초점을 맞췄을 때 그 근처에는 흐림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특별한 느낌의 보케를 함께 담아두고 싶다면 렌즈와 가까운 곳을 함께 찍어보자. 그때 나타나는 전보케도 아름답다.


흔치 않은 올드렌즈의 매력과 비슷하다

소래습지생태공원.

SIGMA 45mm F2.8 DG DN | Contemporary의 특별한 매력은 1미터 거리부터가 아닐까? 대상을 가까이 찍을수록 흐림이 깊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더불어 이 렌즈의 결과는 요즘 렌즈들과 조금 다르다.

소래습지생태공원.

흐려지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 다르다. 꽃이나 잎처럼 다수를 흐리게 하면 회오리 보케가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회오리 보케가 아니더라도 흐려진 곳에 부드러운 느낌이 나타난다.

소래습지생태공원.

개인적으로 잡초들을 큰 나무들만큼 좋아한다. 그 잡초들은 그냥 서서 찍으면 말 그대로 잡초로 보일 뿐이다. 그러나 쪼그려 앉아서 카메라를 땅 위에 올린 상태로 찍으면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어떻게 자라고 있는지, 친구가 얼마나 많은지, 누가 더 키가 큰지 등등. 그 흔하고 별것 아닌 것들을 그와 비슷한 이유로 무시당하고 있는 렌즈로 찍어보자.

소래습지생태공원.

어디 그뿐인가. 그냥 걸어가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걸음을 멈추고 쪼그려 앉으면 보석처럼 보이는 것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사진은 그런 대상의 마음, 꾹꾹 쌓여있고 숨겨졌던 매력을 전달해 준다.

흔하고 무시당하는 것들이 품고 있는 귀한 매력을 보여주는 렌즈가 SIGMA 45mm F2.8 DG DN | Contemporary가 아닐까?

소래습지생태공원.


과한 욕심을 눌러보자

해질녘. 을왕리 해수욕장.

일반적인 방식, 일반적인 알림은 잠시 접어보자. 사진의 힘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솟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렌즈를 바라보고 선택할 때도 그렇게 도전해 보자.


렌즈 사양


EastRain. 2023.03.09

:: 모든 사진은 본인이 직접 촬영한 결과입니다.

:: SIGMA 45mm F2.8 DG DN | Contemporary는 대여했습니다.

:: 본 원고는 제품과 원고료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