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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엽 Jan 20. 2018

[문학상 이야기 1.]

- <동인 문학상>, , <이상 문학상> 그리고 <노벨 문학상>

저에게는 매년 하는 행사가 있습니다. 궁금하시죠? 


바로, ‘문학상 읽기 행사’인데요, 

처음으로 저만의 쑥스러운 행사를 고백합니다. 


1993년부터 계속해 오고 있는 행사니 

벌써 25년 동안 지속해 오고 있습니다. 

매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과 <이상 문학상>, 

그리고 <동인 문학상> 수상집은 꼭 사서 읽는 행사입니다. 


저에게 이것이 행사인 이유는, 

새로운 작품들이 주는 기쁨에

어느덧 '중독'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0년이 지난 이후로는 

어떤 작품을 읽었느냐로 

그 해가 2000년인지, 2005년인지, 아니면 2010년인지를 

기억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모르는 작가의 작품을 읽거나, 

읽어보지 않은 작가들을 접할때 느끼는 

'낯선 문턱'이 비교적 낮기때문이기도 하죠. 


책을 사러갈 때, 

그리고 사와서 첫 페이지를 읽을 때, 

그때의 감정을 담아 놓는 노트가 따로 있습니다. 


그 노트는 일 년에 딱 세 페이지만 쓸 수 있습니다. 

물론, 노벨 문학상의 경우에는 

한 작품에 주어지는 상이 아니라, 

한 작가의 모든 작품에게 수여되는 상이니만큼, 

한 작품으로 한정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주요 작품이 마음에 들면, 

몇 달 동안 그의 작품을 쭉- 읽는 호사를 누리곤 합니다. 


참, 작년에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밥 딜런’의 경우에는 

문학 작품이랄 것이 없어서, 

그의 노래를 듣고, 

후에 발간된 그의 전기를 읽는 것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작의 문학 작품이 없는 경우가 발생하자 

참 난감하더라구요. 


뭐- 그래도 좋았습니다. 

과연 문학의 경계가 어디까지 인가, 하는 화두를 던져두더군요. 


너무 ‘문학상’에 편중되어있는 읽기가 아니냐구요? 

맞습니다. 


저는 그렇게 편식이라면 편식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문학상은 그 수상작을 두고 항상 논란이 있기 마련입니다. 


더군다나 순수 문학을 평생 일구어왔던 작가들은 

작년의 밥 딜런의 수상을 두고 너무나도 서운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보편적이고 작품성이 검증된 문학이라는데는 

토를 달기 어려울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근래에 노벨상 수상자 중에 

가장 좋았던 작품은 

2015년에 수상한 

벨라루스의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라는 작가입니다. 


저는 수상자로 그녀의 이름이 발표 될 때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작가였을 뿐 아니라, 

순수 문학이 아닌 

일명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이라 불리는 

자신만의 장르를 개척한 것에 놀랐습니다. 


한국어로 번역된 수상작을 읽었을 때의 

그 전율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다년간 수백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해 모은 이야기를 

단순한 질문-대답의 형식이 아니라, 

일반 논픽션의 형식으로 쓰지만, 

마치 소설처럼 읽히는 강렬한 매력이 있는 

다큐멘터리 산문, 

'영혼이 느껴지는 산문'이었기 때문입니다. 


노벨문학상 작품의 매력은 

이런 의외성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했답니다. 


<이상 문학상> 수상작은 

단편소설에 주는 상이기 때문에 

그 수상 작품집은 

마치 여러 가지 음식을 먹어보는 뷔페와 같습니다. 


어떤 작품은 눈물이 나오는 작품으로, 

또 어떤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숨도 쉬지 못하게 하는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저의 취향에 맞지 않는 작품도 있지만요. 


<동인 문학상>도 처음에는 단편에 주는 상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오면서 작품집이나. 장편소설에 주는 상으로 변화하여, 

비교적 긴 호흡으로 읽게 됩니다. 


최근에는 ‘작품’보다는 한 작가의 공로를 인정해 주는 

‘노고 치하상’으로 변화를 꾀하는 것 같습니다. 


어쨌건 독자의 편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년 가을이 되면 <노벨 문학상>이, 

연말이 되면, <동인 문학상>이, 

그리고 연 초가 되면 <이상 문학상> 작품이 

저를 기다립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적엔 

책을 구입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꼭 구입한다고 다 읽는 것은 아니지요. 


오히려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을 때 

오히려 더 집중해서 더 읽고 반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쨌거나 전 세계인들과 호흡하게 되는 

노벨 문학상과, 

단편 문학의 정수인 이상 문학상, 

그리고 한 작가의 가장 대표작에게 주어지는 

동인문학상과 함께 하는 순간들은 매번 탐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자- 그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작인 

영국의 ‘가즈오 이시구로’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 집중적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정재엽 (j.chung@hanmailnet)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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