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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글 광고 하는 여자 Mar 27. 2023

전환가치, 스타트업은 다를까?

위아래로 태세전환 되는 돈 안 되는 가치

※ 이 글은 2022년 가을에 최초 작성되어, 2023년 봄에 수정 업로드하는 글이다. 그 사이 스타트업계에서는 투자 빙하기가 시작되어, 도입부가 지금 보면 뻔한 내용일 수 있다. 이 뻔한 결과가 불과 반년 전만해도 뻔하지 않았다는 게 놀랍기도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끝까지 읽어 보면 그래도 C레벨을 위한 구글애즈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은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다. 가끔 초기기업의 다른 말로 사용되곤 하는데 이는 옳지 않다. (예전에 지금은 폐업한 쇼핑몰 임*리가 물의를 일으켰을 때 이 회사 대표가 임*리를 스타트업이라 칭할 때, 스타트업과 초기기업을 꼭 구분하고 싶었다.) 같은 쇼핑몰 창업이라도, 그 쇼핑몰이 특정 문제를 해결한다는 미션이 명확하지 않다면 그 쇼핑몰은 초기기업이지 스타트업은 아니다. 예를 들어 마켓컬리와 신사임당의 스마트스토어 다마고치는 둘 다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마켓컬리는 스타트업이고 신사임당의 다마고치 스마트스토어는 스타트업이 아니다. 마켓컬리가 배송 시간이 길어서 신선식품의 인터넷 쇼핑은 어려웠던 문제를 샛별(새벽)배송으로 풀어 보일 때, 스마트스토어 다마고치도 어떻게 하면 쇼핑몰로 큰 돈을 벌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풀고 있다고 할지 모르겠는데, 이건 문제가 아니라 목표라 쓰고 욕망이라 읽겠다. 다수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이 스타트업이다.


가치로 평가받는 스타트업

그 문제로 인한 고통이 클 수록 해결의 가치는 커진다. 이것을 스타트업계에서는 Pain Killer라고 한다. 이에 반해 고통이 크진 않은데 있으면 좋은 사업은 비타민이라고 하는데, 스타트업 투자자들은 당연히 없어도 그만인 비타민보다 Pain Killer를 선호한다. 그래서 스타트업들은 투자를 받기 위해 자신들이 풀고 있는 문제로 인한 고통이 얼마나 큰지를 증명해 보이는데 열심이다. 그 가치를 증명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매출이다. 마켓컬리, 쿠팡 같은 기업에서 보듯 적자냐 흑자냐는 그 다음 문제다. 없던 시장을 만드는 스타트업에게 매출은 여간 어려운 성과지표가 아니다. 심지어 BM 조차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사용자수를 그 선행지표로 자주 활용하는데, 스타트업이 이런 다양한 성과지표를 만들어 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 구글애즈 아닐까 싶다. 광고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적시에 잘만 활용하면 이만큼 린한 도구도 없다. 사업의 타당성 확인과 시간 절약 측면에서 구글애즈는 정말 추천할 만 하다. 이것은 일반 기업에도 마찬가지다.


A라는 스타트업이 있다. A사가 구글애즈 캠페인을 하는 주된 목적은 상담신청을 받는 것이다. 이른바, 디비(DB)수집이 목적인 리드 광고다. 리드 광고를 하는 업종은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보험, 병원, 렌트, 휴대폰 등등 수없이 많다. 선행지표가 아무리 좋아도,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경우 선행지표 따위 아무래도 상관없다. 선행지표에 빨간 불이 들어와도 중요한건 오늘 DB 뿐이다. 대부분의 광고주들은 우리 회사는 스타트업이 아니어도 선행지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할 것이다. 말은 다 그렇게 한다. 대체로 말만 그렇다. 말과 행동은 다르다. 자칫 비스타트업 비하 같을 수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나는 모두까기다. 코시국까지도 스타트업계에는 적자는 야망에 비례한다는 풍조가 만연해 있었다. 회사 대표가 돈을 벌지 못하는 것에 문제 의식 없이 세상 당당한 세계였다.


A라는 스타트업은 어떨까?

A사 컨설팅 후 새 구글애즈 캠페인을 시작한지 이제 2주 남짓이다. 아직 머신러닝 기간이라 광고 데이터로 뭔가를 예측하거나 결정하기에는 이르지만, 이런 저런 가정을 해보기에는 충분히 흥미롭다.


2,3주차에 머신러닝을 급격히 타고 폭발하는 전환수

돈이 안 되는 전환 가치

위 그래프의 전환 대부분이 작은 전환이다. 약 400건의 전환 중 큰 전환은 8건에 불과하다. 그런데 큰 전환과 다수의 작은 전환에 계산된 전환가치를 넣었던 바, 작은 전환수도 커지니까 그 가치도 꽤 신통하다. 큰 전환이 쇼핑몰의 구매라면 회원 가입이나 장바구니, 포토리뷰 같이 지금 바로 돈이 되지는 않지만, 시간차를 두고 구매 전환 가능성이 높은 전환이 작은 전환이다. 지금 A사는 구매는 거의 없는데, 우리 브랜드에 호의적인 잠재적 구매전환이라고 볼 수 있는 전환수가 상당한 상황이다. 성공이냐, 실패냐 묻는다면 나는 성공적이라고 할 것이다. A사는 어떨까? A사는 만족할까? 어떤 가설 하에 어떤 결정을 할까? 3주차 지나는 다음 주에 잡은 구글미트를 통해 알 수 있다.


(일 주일 후)

A사는 만족하지 않았다. 스마트하고 현명했다. 위 그래프에서 머신러닝이 눈으로 확인되니, 작은 전환을 삭제하고 큰 전환으로만 다시 학습시킬 것을 제안했다. 쉽고 간단하게 들리지만, 대단한 결정이다. 전환 가치적 접근이 아니더라도, 지난 3주차까지의 비용과 앞으로 더해질 3~4주차의 비용에, 더 어려워진 학습 난이도를 생각하면 작은 전환들이 큰 전환을 레버리지 할지 좀 더 지켜보자고 했어도 컨설턴트로서 OK했을 것이다. (스타트업 병은 내가 깊은 것 같다;; 모두까기 완성!) 그래서, 최고 결정권자, C레벨이 중요하다.


A사의 두 번째 시도는 어땠을까?

2,3주차에 머신러닝을 급격히 타고 폭발하는 전환수

대성공이다. 역시 큰 전환만으로는 어려운 학습이라 1차 시도 때보다 시간이 2배는 더 걸렸지만, 1차시도 때의 작은 전환 수를 거의 그대로 큰 전환으로 업그레이드 했다.


여러분은 위 그림에서 무엇을 보는가?

마침내 치솟은 파란선의 전환? A사의 파란색 전환 그래프를 보며 '아, 이런 게 머신러닝이구나!' 한다면, 맞다! 전환학습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 그래서 '나도 할 수 있겠다" 생각한다면, 글쎄올시다...  A사 같은 전환학습을 타려면 일단, 상품(서비스)가 좋아야 한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기본이 안 된 상품(서비스)도 엄청나게 많다. 광고가 팔리는 상품을 더 빨리, 더 많이 팔게 할 수는 있지만, 안 팔리는 상품도 파는 재주는 없다.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파란 선이 아니라 빨간 선 비용이다. 주 200만원의 예산도 작지 않은데 초반 2주 정도를 거의 2배를 쓰면서 광고 효과는 전혀 못 보고 있다. A사 대표의 속이 어땠을까… 보통은 일 예산 5만원으로도 2주를 못 견디는데 말이다! 게다가 두 번째 라운드다!


이 어려운 고통 구간을 A사는 어떻게 통과할 수 있었을까?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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