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울 땐 독서
음악을 언어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음악이 필요 없겠지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예술이 존재하니까요. (39쪽)
작곡이란 한정된 음을 가지고 음악을 구축하는 작업이지, 갑자기 영감을 떠올리는 일을 계속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107쪽)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소리는 사실 주위의 숲에 의해서 증폭되는 겁니다. 단순히 물이 흐르기 때문에 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라, 숲의 다양한 나무들과 공명해서 더 큰 소리가 나는 거지요. 하지만 그게 눈에 보이지는 않습니다. 귀로 들리는 소리와 눈으로 보는 풍경은 일치하지 않아요. 당연한 사실입니다.(22쪽)
인간은 모두 예술가라는 사고방식이 사라졌기 때문에 예술이 약해진 거예요 예술이란 음악이면 음악, 그림이면 그림, 그 분야에서 무언가 한 가지를 끝까지 밀고 나간 결과를 보여주는 겁니다. 왜 사람들이 거기에서 가치를 발견하느냐 하면, 자신의 일생과 겹쳐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내 일생도 이렇게 완성하고 싶다는 마음을 그 작품에 공명시킬 수 있고, 거기서 삶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겁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의미를 신에게 귀속시키면 편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게을러요(웃음).(236쪽)
주어진 재료가 무엇이든 우리는 그것으로 평생 작품을 그려 내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해봤자 무슨 소용이냐는 생각이 드는 일도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지요. 설령 싸구려 캔버스와 지저분한 물감밖에 없더라도 그것으로 최대한 그려 내야 하는 것이 일생이라는 작품이에요. (235~2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