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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낱선 Feb 23. 2023

마인드케어 러버의 하루콩 분석기

3주차 레퍼런스 분석

들어가는 말.


취업하고 싶은 도메인이 뭐야? 라고 물어본다면 '헬스케어'라고 답한다. 비대면 진료, 약 배달과 같은 신체 관련 헬스케어 앱은 물론 마인드케어를 위해 진료나 상담, 코칭을 받아본 적이 있다. 리추얼 앱에 관심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 누구보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살고 싶어 헬스케어 시장에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 왔다. 2022년 모두가 하락세이던 순간에도 헬스케어와 에너지 산업은 성장했기에 비전 있는 분야라고 생각도 들고. 헬스케어와 IT를 접목한 기업에 가고 싶다는 생각에 이런저런 스타트업을 찾아보다가 '블루시그넘'이라는 곳을 발견하게 되었다. 


블루시그넘은 "쉽고 재밌게 나의 심리 상태에 딱 맞는 가이드를 제공한다"라는 목표로 마인드케어 관련 앱을 개발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탭 기반 일기장인 '하루콩'을 시작으로, 셀프 심리테라피 서비스인 '라이트 아일랜드', 인터랙티브 심리상담 게임 '당신의 상담소'를 운영 중이다. 


팀원 분들의 소개를 간략하게 적어놨는데 경력과 학력이 다들 어마어마하다. 서울대학교 졸업자가 거의 절반 수준. (안녕, 블루시그넘... 사랑했다) 블루시그넘을 알기 전에 감정일기를 작성하기 위해 하루콩과 라이트 아일랜드를 써본 적이 있는데 라이트 아일랜드는 아직 베타 단계라 몇 가지 기능을 사용해보진 못했다. 그럼에도 만듦새가 좋고, 콘텐츠 자체의 완성도도 높아 꽤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 하루콩은 일기를 쓸 때 감정을 글로 표현하기 어렵고 귀찮고 번거로운 사람들을 위해 스티커 형태로 감정을 쉽게 기록할 수 있는 앱이다. 감정일기 작성 시 유저가 느끼는 페인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냈다는 점에서 블루시그넘이 얼마나 많은 리서치와 고민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감정일기라는 말에서 우리는 으레 현실에 있는 '일기'를 떠올리게 되므로 이를 깨는 형식을 떠올리기 어렵다. 형식을 깨기 위해서는 '유저가 진짜로 느끼는 문제'를 찾아내야 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진짜 솔루션'을 만들어야 한다. 하루콩은 이를 해낸 감정일기 앱이다. 


하루콩은 앱스토어에서 4.8점(2.3만 개의 리뷰)으로 높은 만족도를 기록했다. 2023년 1월에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400만을 달성했는데, '글로벌'이라는 지점이 흥미롭다. 하루콩은 스티커 형식으로 언어를 기록하지 않아도 되는 감정일기다. 즉, 핵심 서비스는 언어장벽이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UXW으로 글로벌 서비스로 만들 수 있었다. 실제로 하루콩의 전체 이용자의 80%는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전세계 176개국에서 서비스를 운영 중이라고. 


빠르게 성장 중이고 완성도도 높은 앱이지만, 사용자로서 UIUX 파트에서 아쉬운 부분은 존재했다. 이렇게 디자인한 이유가 분명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럼에도 하루콩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몇 자 남겨본다. 


하루콩의 UIUX 파트 Pain point 및 Solution


첫 번째 Pain point. '친절하지 않은 UI, UXW'

하루콩은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를 중심으로 앱이 구성되어 있다. 굳이 텍스트를 쓸 필요가 없는 앱이다 보니 앱 자체에서도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텍스트는 전부 걷어냈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과정에서 친절하지 않은 UXW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온보딩 과정에서 '몇 번의 탭으로 하루를 손쉽게 기록할 수 있어요!'라는 UXW이 나오는데 사실 모션 이미지가 아니다보니 '어떻게 쓰는 거지?'에 대한 물음표는 계속 남아 있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탭 형태의 감정일기를 처음 접하는 것이니 온보딩 과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드는데, 온보딩을 해도 여전히 퀘스천이 남아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 번째 Solution. '친절한 화면 구성 혹은 튜토리얼 제공'

방법은 2가지다. 

1. 좀 더 친절하게 화면을 구성한다. 

: AS-IS에서 온보딩 화면은 정적인 이미지다. 그래서 화면 이후 어떤 프로세스가 진행되는지 사용자로서는 알기 어렵다. '저걸 탭하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 거지?'라는 의문은 직접 체험해본 뒤에야 해소가 된다. 온보딩의 역할을 '물꼬 트는 정도'에 맞췄다면 이러한 UI도 괜찮지만, 사용자의 이용 방법에 대한 의문증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면 모션으로 보여주는 것이 조금 더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태스크를 제공한다. 

: 사실 하루콩은 한 번만 써도 바로 이해가 될 정도로 직관적이고 쉬운 UX를 가졌다. 말로만 들어서는 상상이 잘 안 가지만 한 번 써보면 다시 학습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쉽다. 따라서 온보딩을 정적인 스와이프 형태의 이미지에서 '태스크를 제공하는 형태'로 바꾸는 건 어떨까. 게이미피케이션을 약간 접목해 튜토리얼처럼 사용 방법을 재밌게 익히는 방법이다. 


⛔약간의 트집일 수도 있으나, [다음] 버튼 위에 있는 내용이 마음에 걸렸다. 현재 하루콩에서는 별도의 이용약관 페이지를 만들지 않고, [다음] 버튼만 누르면 약관에 동의하는 프로세스다. 사용자의 태스크를 줄여주기 위한 서비스의 배려, 라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문구를 발견해을 때 나는 오히려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다크패턴이 이런 건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약간의 의구심이 생겨 행정안전부에서 고지한 '이용약관 동의'에 관한 내용을 읽어보았는데 현재 하루콩에서 제공하고 있는 형태가 행정안전부가 권고하고 있는 사항과는 달랐다. 이 부분은 블루시그넘에서도 충분히 검토했겠지만, 의심이 많은 나는 오히려 이용약관을 전부 다 읽어봤다. 


두 번째 Pain point. '매칭되지 않는 UXW'

두 번째 페이지에서는 사용자가 기록할 주제 선정이라는 태스크를 수행하게 된다. 이때 '무엇을 기록하는 건가요?'에 대한 툴팁이 있는데 그 내용이 질문과 똑 떨어지는 느낌은 아니다. 


'무엇을 기록하는 건가요?'라고 했을 때 나는 '어떤 대상을 기록하는 건가요?'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하루콩에서는 '무엇을'이 '기본블록'임을 알려주며 수정할 수 있음을 고지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내가 이해력이 부족한가'라는 생각이 잠시 들며 다시 문장을 읽어보았다. 


두 번째 Solution. '태스크와 연관된 UXW 제공'

이건 내 문해력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질문과 매칭되는 느낌은 아니고, 사용자가 궁금해하는 부분도 '기본 블록이 무엇인가'라는 설명보다는 태스크와 연관된 '기록할 수 있는 대상은 무엇인가'라고 추측했다. 따라서 "입력 없이 아이콘을 탭하면 감정/날씨 등 다양한 주제를 기록할 수 있어요"라는 문구로 변경하는 건 어떨까. 


세 번째 Pain point. '직관적이지 않은 UXW'

기능 파악을 위해 가장 헤맸던 구간, [아이콘 기록한 날 보기]다. 대강 '스티커' 쯤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아이콘'이라고 부르는 게 아래 스티커들이었구나, 라는 걸 한 번 인지한 후 '그걸 기록한 날? 다 기록하지 않았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내가 해야 할 액션이 무엇인지도 감이 잘 오지 않아 일단 마구잡이로 눌렀는데 내가 넣지 않은 아이콘은 아무 반응도 없으니 '이게 도대체 무슨 기능인가'하고 한참을 헤맸다. 


세 번째 Solution. '앱의 콘셉트에 맞는 친근하고 친절한 보이스앤톤'

그러다가 해당 아이콘을 사용한 날만 모아볼 수 있는 기능임을 발견하고, 솔루션으로 "어떤 아이콘을 모아보고 싶으세요?" 정도로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덧붙여, 앱의 콘셉트가 말랑하고 친근한 이미지다 보니 명사형으로 끝나는 게 꽤 부자연스러웠다. 갑자기 표정을 휙 바꾸는 딱딱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래서 친근하게 말을 건내는 형태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네 번째 Pain point. '명도대비 불충분'

이건 내가 다크모드를 사용해서 그런 것 같은데, 사용자가 직접 인터랙션 해야 하는 입력창의 명도대비가 떨어졌다. 사용자가 태스크를 수행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배경과 콘텐츠의 명도대비가 3:1을 넘기지 못했다. 


네 번째 Solution. '다크모드 대응'

사실 솔루션은 간단하다. 다크모드에 대한 대응이 불충분했다면 이를 대비하면 된다. (말이 쉽지, 컬러 시스템 하나를 싹 바꿔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아예 다크모드를 제공하지 않는 앱들도 많다) 현재 하루콩은 다크모드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다섯 번째 Pain point. '별점 시스템에 대한 낮은 인지'

하루콩의 VOC를 보면서 발견한 부분이다. [오늘은 어떤 하루였나요?]는 그날의 하루를 총평하는 별점 시스템인데, 아이콘의 표정에 따라 5개로 나뉘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앗, 나는 이런 감정이 아닌데.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이 없네"라는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즉, 감정 기록이 아닌 하루 총평(별점 시스템)이라는 것을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 


다섯 번째 Solution. '우는 표정이 아닌, 나쁜 표정'

하루콩은 앱의 시그니처 일러스트이기 때문에 이를 별점으로 바꿀 순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두 가지다. 


1. 표현할 감정을 늘린다. 

: 어차피 사용자가 '감정 기록'이라고 인지하고 있다면 표현할 감정을 늘려, 간단한 감정 기록 일지로 피처의 방향을 변경한다. 하지만 이 솔루션은 기존에 이를 별점 시스템으로 잘 쓰고 있던 사용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 


2. 우는 표정을 나쁜 표정으로 바꾼다. 

: '운다'라는 건 굉장히 감정적이다. 해당 별점 시스템이 헷갈리는 이유도 마지막 하루콩이 '울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나는 슬프지 않고, 짜증나는데 어쩌지?"라는 문제를 사용자가 느끼게 되는 것. 우는 표정은 세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이를 포괄할 수 있는 '나쁜 표정'으로 바꿔 사용자에게 이 피처가 감정기록이 아닌, 별점 기록 시스템임을 인지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후자가 더 좋은 솔루션처럼 보이지만 '나쁜 표정'이라는 게 사실 참 애매해서 쉽지만은 않은 방법이다. 


주절주절 써놨는데 블루시그넘 분들에게 1g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공부한지 얼마 안 되어 트집 잡듯 의견을 낸 건 아닌가, 걱정스럽긴 하지만 가끔은 이런 트집쟁이의 의견도 필요할 수도 있지. 


블루시그넘 흥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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