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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한 마음으로 그린 그림

오늘따라 마음이 너무 공허하네요.

누군가에게 상처 받는 말을 들어서 속상한 거라면,

원망할 사람이라도 있을 텐데,


그냥 밑도 끝도 없이 공허합니다.

답답하고요.


세상의 모든 일이 내 마음대로 되는 것 같지 않고,

참 열심히 산 것 같은데,

뭔가 하는 것 같은데,

딱히 결과가 있는 것 같지 않고,


막상 어디 떠나볼까 해도,

갈 곳도 마땅히 생각이 나지를 않고,

가려니 이것저것 마음에 걸리는 것들도 많아

선뜻 짐을 싸고 떠날 수도 없네요.


영화를 봐도 눈에도 안 들어오고,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겠어요.


그저 영화배우 참 매력적이다

그 생각밖에 안 듭니다.


이런 공허함이 밀려올 때는 어떻게 하세요?

이게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걸까요?


번아웃 증후군이라면 차라리 좋겠어요.

한숨 푹 자고,

다시 시작하면 될 것 같거든요.

너무 쉽게 말했나요?


하지만

어떤 증상도 없이

그냥 뭐에 휩쓸려가는지도 모르게

사는 것 같은

이 공허함이 차라리 병명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병명이 있으면 치료법도 있을 테니까요.


이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서

그림을 한 장 그렸어요.


아무것도 없는 하늘과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르는 모호한 경계와 모래사장.


그저 공허합니다.

그림도,

제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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