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生)의 분기란 대개 시비의 영역이라기보단 취향의 영역이다. 취향과 시비의 가장 큰 차이는 정오(正誤)의 여부이며, 그렇기 때문에 생의 분기에서 타인이 선택한 결과란-사회일반의 관점에서 확연히 거부되는 것이 아닌 이상-존중되어야 하는 어떤 것이다.
그러나 종종 사랑과, 정의와, 대의와 구원을 들먹이며 취향을 교정하는 시도들은 생을 옳아야 하는 어떤 것으로 환원한다. 우습게도 그들이 재단한 옳은 삶의 집합이란 집단의 종말이다. 획일화된 메커니즘은 도태되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그들이 미술관 옆의 동물원에도 들러주길 바란다. 동물원 츄러스가 그렇게 맛있는데. 대의 따위는 잠시 밀어두고, 사랑은 좀 잊어두고.
2020. 01. 21. <미술관 옆 동물원>을 생각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