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풀거리던 머플러의 끝을 기억해.
한기가 너의 것들을 하나씩 앗아간대도, 너는 사시나무 떨듯 떨며 끝내 나에게 머플러를 둘러주었지. 나에겐 좋은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온 밤 내내 떨던 너의 모습은 미련하고도 가여워. 나는 또 당신을 그러안고.
위태로이 나풀거리던 노란 끝자락이 기억나.
이 겨울, 우리가 동사하지 않았던 건 당신의 미련함 때문이었고. 어설프게도 닮은 우리의 체온이 다정했기 때문이야.
여전히 미숙한 너는 그래서 상냥해, 위태로운 머플러 끝자락에서 온 밤 내내 당신을 그러안고 싶어지고.
2021. 0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