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대중의 마음을 격동시켜 전쟁을 벌이며, 자주 귀족의 욕심을 부추겨 상잔하게 만들고, 가끔 황제의 기분을 뒤집어 정국을 혼돈에 빠뜨린다. 이러한 언어의 마법을 부리는 것이 바로 제국의 정치가이자 관료들이며, 그 정점에 선 자가 재상이다. 제국의 재상, ‘안드로니코스’가 달변가임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재상의 목소리는 매우 묵직하고 낮으며 신뢰감을 지닌다. 자주 쉽게 격분하는 슈론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무게감이 재상의 음성에는 실려 있다. 대공 슈론이 앞서는 점이 있다면 음성에 살기를 실을 수 있다는 사실 뿐일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 세상의 기본 통념과 거리가 먼 지성을 지닌 슈론조차도 가끔 재상의 교설에 휘말린다는 뜻이다.
아무래도 오늘도 교설에 휘말려 실수를 한 게 아닌가 싶었다. 이럴 때 타개할 방법은 하나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