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하다가 발견한 닭곰탕집. 날도 추워졌겠다 첫끼로 정하고 살짝 이른 점심시간을 택했다.
닭곰탕을 주문하고 얼마 안 있자 식당은 주변 직장인들로 가득찼다.
특별한 차림은 아니지만 닭곰탕같은 음식은 닭곰탕"답게" 만들기가 제일 어렵다.
오랜만에 먹은 깎두기의 무에서 강렬한 단맛이 났다. 이렇게 맛있는 깎두기는 오랜만이다.
기본이 가장 어렵고, 기본이 가장 중요하며, 기본이 사실상 전부다.
나온 길에 서점에 바로드림 주문해 둔 요츠바랑 신간을 찾으러 갔다.
바코드를 찍으려는데 노래를 듣고 있던 스마트폰의 이어폰을 빼고 달라기에 이어폰을 뺐더니
노래가 흘러나왔다.
오마이걸이 커버해서 그룹을 역주행시킨 "Destiny."
마침 그 노래를 듣던 타이밍에 이어폰을 뺀 건 말 그대로 하늘의 계시.
듣든지 안 듣든지 전하라, 그 이름, 오마이걸. 아멘.
마지막 행선지는 굉장히 자주 가는 내가 사랑하는 동네 (에 있지만 인지도는 전국구급) 카페.
자주 텀블러에 아메리카노를 담아오는데, 언젠가 카페에 있던 손님 한 분이
이 집 커피에 대한 가슴을 울리는 평을 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아주 진하고 고소한데 절대 탄 맛이 안 느껴지는 커피".
고소와 구수와 상큼한 맛 이 세 가지는 늘 있을 것인데 그 중에 제일은 정하기 어렵다.
이 세 가지 맛을 각기 다른 비율로 즐길 수 있어서 내가 커피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