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곰이 생각해보면
지난 1년,
나에 대한 호칭은 크게 2가지로 나뉘었습니다.
환자, 백수
사실 직장 다닐 땐,
놀고먹는 백수가 꿈이라며 농담처럼
이야기했지만
막상 정말 백수가 되고 보니,
누가 그런 뉘앙스의 이야기만 해도
발끈하게 되네요.
이왕 백수라는 소리 들을 거,
놀고먹는 백수보다는
ooo 하는 백수가 좋을 것 같아서
시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니다.
커피를 즐기기 시작한 것은 30대에 들어서면서부터.
그전까지는 커피를 왜 마시는지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커피의 매력을 몰랐던 내가,
커피를 좋아하게 된 건 ‘맛있는’ 라테를 만난 이후였습니다.
직장 다닐 땐,
신선한 커피를 집에서도 마시고 싶어서
핸드드립 (브루잉) 클래스도 찾아 배우기도 했었죠.
아쉽게도 업무로 바빴던 탓에 길게 그 수업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그렇기에 퇴사 후 가장 먼저 생각난 것은 커피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퇴직금으로
국산 에스프레소 머신을 구입하고
커피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에스프레소 하나 제대로 추출하기
어려웠지만,
분쇄도나 원두 양을 조절하고
머신 세팅값을 바꿔가면서
차츰 요령이 생기기 시작했죠.
그다음에 시작한 건 라테아트.
유튜브를 통해 국내외 라테아트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을 해봤어요.
하루에 우유 2리터를
꾸준히 소진할 만큼.
그렇게 몇 개월이 지나니
차츰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했죠
이제는
놀고먹는 백수라 하지 말고
커피 내리는 백수라고
순화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