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베리아

1. 이베리아

#006 스키피오

by 조이진

스키피오

그리스가 페니키아를 꺾고 지중해를 장악하고 그리스 사람들도 이베리아에 왔다. 그리스인들은 식민 지배에 관심을 두지 않고 다만 돈에 집중했다. 그들은 엠포리움을 운영했다. 그리스 사람들이 처음 고안해 낸 새로운 개념의 대형 쇼핑몰 같은 시장이었다. 그리스가 점령한 바닷가 도시는 어디든 엠포리움이 섰고 카디스에서도 그랬다. 그리스 사람 다음으로는 서기전 237년에 카르타고 사람들이 카디스를 차지했다. 카르타고는 페니키아 사람들 그중에서도 티레 상인 세력이 북아프리카를 식민 지배하면서 튀니지 일대 카르타헤를 근거지로 세운 나라다. 로마인들은 카르타고 사람들도 포에니쿠스라 불렀다. 로마인들은 오랜 세월 지중해를 장악해 온 페니키아를 두려워했으므로 동쪽 바다에서 온 세력이면 모두 다 페니키아 사람들이라고 했다.

알프스를 넘는 한니발과 코끼리 부대/위키피디아


카르타고에는 한니발Hannibal이 있었다. 카르타고는 수도 카르타헤나를 거점으로 사하라 북녘 아프리카 일대를 지배했고 지브롤터를 건너 이베리아도 점령했다. 지중해에 접한 이베리아는 언제나 북아프리카와 한 묶음이었다. 야수들이 분비물을 남겨 자신의 영역임을 알리듯이 이베리아를 지배한 자들은 그들의 도시를 남겼다. 카르타고 사람들은 카르타헤나 노바 Cartagena Nova라는 도시를 징표로 남겼다. 새 카르타헤나라는 뜻이다. 카르타헤나 노바는 카디스와 달리 지중해 바깥 대서양을 향하지 않고, 지중해 안에 있는 카르타고 본국을 마주 보고 있다. 한니발은 지중해 바깥 대서양 바다와 아프리카를 노리지 않았다. 그는 지중해를 온전히 장악하고 싶었고, 그중에서도 로마가 가장 중요한 곳이었다. 한니발에게 이베리아는 로마라는 맹수를 포위하는 그물의 완성이었다. 지중해를 놓고 유일한 경쟁자 로마와 명운을 건 대전을 벌일 참이었다. 지중해 현재 패자 카르타고와 도전자이자 미래의 패자 로마가 지중해와 유럽의 지배권을 놓고 벌이는 2번째 포에니 전쟁이 일어났다. 만일 카르타고가 이겨 유럽을 지배했다면 역사는 로마를 정벌한 로마노 전쟁이라 불렀을 것이다. 한니발은 기상천외한 영웅이었다. 한니발 부대는 이베리아를 거침없이 휩쓸고 피레네산맥을 넘었다. 그들은 로마를 향해 달렸다. 한니발 부대가 코끼리를 앞세우고 만년설로 뒤덮인 위험천만한 알프스를 넘어와 이탈리아 북부에 나타났다. 한니발 이전까지는 누구도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를 공격해오지 않았다. 알프스를 넘어 침략할 군대가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던 로마인들은 혼비백산했다. 게다가 처음 보는 코끼리라는 육중하고 엽기적인 생명체와 피부 검은 병사들은 또 무엇인가? 한니발은 15년 동안 이탈리아 반도 대부분을 석권해 갔다. 그러나 역사는 로마를 선택했다. 신은 한니발을 보냈으되 또 스키피오도 보냈다. 한니발의 주력부대가 이탈리아를 공략하는 동안 본국 카르타고는 비어있었다. 젊고 창의적인 스키피오가 지중해를 건너 본국 카르타고를 공격했다. 전략이란 본디 싸울 터를 내가 정하는 일이다. 로마는 알프스를 넘어와 허를 찌른 한니발의 뛰어난 전략에 당했지만 스키피오는 싸움의 터를 이탈리아 땅이 아닌 카르타고 땅으로 바꾸었어 다시 한니발의 허를 찔렀다. 급소를 잡힌 한니발은 본거지를 지키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철수했다. 다 잡힌 로마가 한니발의 아귀에게 풀려났다. 카르타고의 전투에서 로마가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로마가 페르시아와 북아프리카 세력을 밀어내고 지중해를 차지했다.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는 카르타고를 철저하게 파괴했다. 어마어마한 양의 소금을 카르타고에 쏟아부어 그 땅에서 다시는 풀 한 포기도 솟아나지 못하게 만들었다. 히브리 신을 받아들인 로마가 야훼처럼 페니키아를 진멸했다. 천년을 항해한 페니키아 상단의 배도 모조리 부숴 지중해 바다에 가라앉혔다. 이때의 패배로 페니키아 지역은 1,000년 동안 다시 일어나지 못했고, 실크로드가 동북아시아 끝에서 서쪽 이베리아까지 유라시아의 동과 서를 이었을 때야 그 가운데 있던 이 지역이 다시 세계사에 존재를 드러낼 수 있었다. 아프리카누스 칭호를 얻은 스키피오는 곧장 이베리아로 진격했다. 마르세유를 거쳐 카르타고 노바를 지나 카디스까지 휘몰아쳐 갔다. 지중해의 패권을 잡은 자들은 언제나 카디스를 향했다. 카디스를 장악한 자는 곧 지중해를 장악했다. 지중해인들에게 카디스는 대서양 바다이자 황금이었다. 카디스를 장악함으로써 로마가 비로소 지중해를 손에 넣었다. 카디스와 함께 팍스 로마나 시대가 시작되었다. 카디스에 드나드는 배는 이제 로마 깃발을 내걸었다.

스키피오/위키피디아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1. 이베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