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추억 그리고 부모님
어렸을 적 아빠차를 외할아버지와 타고 지날 때
갑자기 외할아버지가 흥분하셔서 여긴 옛날에 청계천 물이 흐르고
저기엔 무엇이 있었고,
그렇게 말하시던 기억이 난다.
그 땐 전혀 와닿지 않았었다.
내 살갗에 전혀 와닿지 않은 추억들을
상기시켜야 한다는 것 자체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얼마나 반가웠을까
하고 싶은 말이 얼마나 많았을까.
난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말이 너무도 많은데,
외할아버지는 오죽했을까 싶다.
참 무디다.
서글프게 무디다.
비록 고인이 되셨지만
우리 외할아버지는
그리운 것이 얼마나 많으셨을까.
나이가 들 수록
서린 게 많아진다.
그 때 할아버지를 이해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할아버지를 떠올리면서
이제는 부모님을 이해해드려야 할 때.
부모님이 내 뒤에선 모습이 아니라,
내가 업고 가야할 모습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