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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희 Sep 14. 2020

코로나시대 해외주재원이 겪는 삼중고

해외주재원교육을 마치고

코로나시대 해외외주재원이 겪는 삼중고


코로나가 한창 심하다고 알려진 시기 미국에 출장을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문화와 팀빌딩세션 그리고 주재원과 현채인리더들의 개별 코칭세션등을 원래는 작년 12월 예정이였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올 2월로 미루어 졌다가 1월말부터 시작된 코로나펜데믹의 시작으로 특히 미국에서는 ‘차이나바이러스’라는 이름으로 왠지 모를 긴장감이 고조되는 시기여서 기한없이 미루었던 일정을 이번 여름에 결국 하게 되었습니다.  해외주재원들 교육이나 현지채용 직원들의 교육으로 현지에 출장으로 가끔 가보면 한국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현지 사정이 얼마나 다른 지 실감하곤 했었는데 코로나가 한참인 시기에 다녀온 이번 출장에서는 실제 현지에서 해외주재원들이 지금껏 겪었던 어려움과는 달리 얼마나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지 알게 되었습니다. 


달라져도 너무나 달라진 근무환경

 

1.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정서적 불안감 – 매일 뉴스를 보다 보면 코로나 확진자 수와 그로 인한 사업장 패쇄 상황등 이야기와 감염자와 자기격리 등등 정부대응으로 인한 부정적인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 곳곳에게는 아직도 마스크착용 반대 데모와 바이러스로 인한 펜테믹 자체를 믿지 못하고 반정부 시위를 하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인 뉴스를 보는 것이 일상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불안감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미 가족과 함께 들어와 있는 경우는 아이들이 온라인 교육으로 전환하면서 그로 인한 아이들의 학업 관리로 배우자가 종일 예상치도 않았던 홈스쿨링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족들의 스트레스도 커졌습니다. 예전 같으면 아이들 학교를 보내고 가까운 사람들과 커피 한잔 할 수 있는 여유라도 있었지만 그런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예전엔 한국과는 달리 외국에서 가족들이 누릴 수 있는 환경적 장점등이 있었지만 이제는 더 큰 어려움이 되어버린 상황이지요. 뿐만 아니라 2020년 초에 부임을 받은 경우 미리 본인이 들어와서 가족이 들어올 수 있게 준비를 할 예정이였던 주재원의 경우 가족들은 집과 차를 모두 정리했지만 아예 들어오지도 못한 상황에서 기한을 기약할 수 없이 가족들과 생이별을 한 상황에서 혼자 자취생활을 하며 일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업무적인 스트레스를 집에서도 충전할 수 있어야 하는 데 계획과는 달리 어정쩡한 생활을 하게 된 경우 업무적 스트레스와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집에서 정서적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2.     코로나 감염방지를 위해 해야 할 추가적 업무의 증가와 자원관리의 불예측성 – 코로나로 인해 생긴 방역관련 업무와 출입자 관리등 예전과는 달리 부과되어지는 중요하지만, 의미없는 루틴한 일로 인해 본인의 본연의 업무를 제대로 진행하는 데 있어 시간에 쫒기게 되거나 우선순위가 흔들리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상당수의 현지직원들이 코로나 감염의 리스크를 무릅쓰고 회사를 나오는 것 보다 주정부에서 주는 실업수당을 받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예 회사를 나오지 않거나, 조금이라도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출근하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업무 진행에 있어서 예측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비자발급업무도 제대로 진행이 되지 못하고 있거나 여러가지 업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부품이나 서류등의 배달등이 지연되거나 제때 이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력의 수급에 있어서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각기 다른 이유로 퇴사율이 높아지고, 채용과 교육 모든 면에서 코로나시대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가변성이 커져 버린 상황입니다.  되는 일도 없고, 되게 할 방법도 막연하긴 마찬가지인 상황이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코로나가 잘 관리되고 있는 경우에서 8월 중순이후 확진자가 늘면서 택배 배송이 한계점에 이르러 새벽배송이나 일상 배송이 약속시간을 못 맞추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스피드 측면에서는 다른 나라에서는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사치인 셈입니다.


3.     언택트시대 리더십 발휘를 위해 누를 수 있는 버튼이 없다! – 모든 사람은 마스크를 쓰고 근무를 해야 하고 예전처럼 악수를 하는 것도, 가까이 이야기하는 것도, 같이 식사를 할 때도 사회적 거리를 두거나 플라스틱 칸막이가 되어 있는 식당이나 개별 식사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예전처럼 피자파티나 회식을 하는 것은 금기시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면대면에서 서로 업무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황파악을 하고, 업무 진행과 함께 업무외적인 스몰톡으로 사기진작을 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조금씩 더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 져야 하는 데 모래알처럼 흩어져 전화나 메신저등에 의존하는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이 되면서 갈등이 씨앗이 더욱 커지게 됩니다.  


미국의 저명한 전염병전문가인 닥터파우치의 말에 의하면 백신이 이번 겨울 나온다 하더라도 내년 겨울 정도에나 코로나이전과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미 사회적거리 두기나 마스크착용등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개인의 자유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시위는 폭동상황으로 발전하면서 사회는 점점 인종주의와 민족주의, 그리고 극우나 극좌등으로 나뉘어 서로 남탓하며 통합과 화합의 정반대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상황은 11월 트럼프의 재선이 걸려있는 대선과 맛물려 분리주의를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이 이제까지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이름으로 ‘포용적 리더십’에 대한 글로벌 차원에서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고 우리는 아마도 10년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해외주재원의 경우 현지에서는 이방인으로 일하며 현지인을 통해서 성과를 내야 하는 데 이러한 분리주의는 현지직원과의 관계에서도 미묘한 변화를 가져다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해외주재원이 코로나시대 이후 겪는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 까요? 


1.     본사의 요청에 “No”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해외주재원의 가장 큰 스트레스중의 하나는 본사의 요청사항입니다.  본사에서도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되고 있는 지, 해외지사가 제대로 근무는 하고 있는 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보니 차라리 예전보다 본사보고로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 졌을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업무프로세스상에서 쓸데없는 보고나 보고서작성을 과감하게 버려야 할 시기입니다. 

2.     자신의 건강을 먼저 챙겨라. 닥터파우치가 이야기한 것처럼 이젠 장기전을 준비해야 합니다. 자신의 선택과는 달리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언제 끝날 지 모르는 마라톤에 참여하게 된 셈입니다. 먼저 본인의 건강을 제대로 챙기십시요. 건강관리를 통해 긍정적인 에너지로 스트레스의 내성을 키워야 합니다. 원래 나는 건강한 사람이라고 과신하지 말고 하루일정을 챙길 때도 휴식을 먼저 챙기고,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도 귀기울이십시요.  

3.     목표를 수정해야 합니다. 업무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목표와 우선순위등이 재조정이 되어야 합니다. 이미 ‘모든 걸 내려 놓았다’ 라고 하신 주재원 분도 계셨는 데 말처럼 그게 쉽지 만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업무의 완결도에서 효과성과 효율성에 근거하여 합리적인 선을 찾아가야 합니다.

4.     그래도 커뮤니케이션의 리듬만큼은 지켜야 합니다. 함께 일하는 주재원팀원들, 협력업체 직원들, 그리고 현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개별면담이나 팀회의등을 일정에서 제일 우선시하여 이멜과 메신저뿐만 아니라 다양한 채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리듬만큼은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업무의 절대적 양은 합리적으로 줄여가야 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양만큼은 오히려 늘여가며 서로를 케어하고 힘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지금 커뮤니케이션이 어렵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시도를 통한 커뮤니케이션은 신뢰관계구축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팀빌딩세션에서 마지막 ‘해야 할 액션플랜’에 모든 팀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것은 ‘코로나로 인해 생략되고 있는 ‘스몰톡’이나 ‘생일축하’등 작은 이벤트를 시작하자’였습니다. 


해외출장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 예전과는 달리 본사에서 출장을 오는 횟수 자체가 많이 줄었습니다. 현지에서 주재원이 해야 할 업무 외적인 식사나 골프등의 본사출장자 케어도 많이 줄었습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본사출장자의 접대가 현지인과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었겠지만 업무 외적인 부담이 줄었기 때문에 이제야 말로 해외주재원으로써 현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이슈를 이해하고, 영어도 한번 제대로 배워서 실력을 키우고, 현지의 문화와 상황까지 이해하는 현지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기회입니다. 




해외에서 고생하는 모든 주재원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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