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젠다를 제시하고, 회의를 준비하고, 회의를 위한 회의를 준비하고, 회의 때 말을 제일 많이 하고. 이런 걸 우리는 '리더'라고 부르거나, '리더십'이라고 불렀던 것 같습니다. 특히, 카리스마가 넘치는 리더를 만나게 되면 꼭 보게 되는 장면입니다. 회의를 아주 유창하게 진행해가는 것. 마치 연극무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할까요. 그런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부러울 때도 있었습니다. 멋지게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회의를 주관하고 의견을 개진하여 의사결정을 도출해내는 뭐 그런..
그런데, 결국 일이라는 것은 그 멋지고 유창한 회의가 마치고 나서부터 시작입니다. 즉, 회의는 의사결정을 하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지만, 일의 실행은 회의 밖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회의가 중요한가, 아닌가에 대해서 말이죠.
특히나 팀장이 되어서 가장 문제는 회의가 많아진다는 것입니다.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로 회의를 해야합니다. 심지어는 내 업무와 현저히 상관이 부족한 회의에도 불려갈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 회의 때 말 한마디 안하고 나오는 회의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회의는 중요할까요?
제가 회의에 회의적인 이유는, 제가 경험한 보통의 회의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함이지, 의사결정을 위함이 아니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내가 좀 더 체크를 잘 한다면 그들의 귀한 일하는 시간을 뺃어올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주관으로 회의를 잘 진행하지 않습니다. 그냥 개별적으로 확인해야 할 일을 체크할 뿐입니다. 회의하면서 윗사람들의 눈에 저 팀은 참 열심히 하네 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지도 않고, 회의를 통해 우리가 일을 하고있다를 증명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저, 주어진 일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체크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회의를 하면 인원이 많을수록 정작 나와 연관된 일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다른 분들의 아젠다를 듣고 있으면서 저는 마치 면접장에서 제 차례를 기다리듯, 그렇게 시간을 보냅니다. 시황을 판단한다고 하지만, 사실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다만, 내가 해결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회의를 줄이고 싶습니다.
물론, 회의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회의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이고 싶다는 말입니다. 똑같은 직장인이더라도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런 자발적인 시간계획이나 자발적인 업무처리가 결국 내 무기가 되고 내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직장생활하면서 톱니바퀴처럼만 살아갈 수는 없지 않습니까? 주어진 시간 내에서 일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는 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