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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Nicial Kes Jul 20. 2024

기획자, 데이터 분석을 위해 다시 IDE을 켜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현재의 고통을 감내하다.

 금요일 밤, 모든 직장인들에게 꿈같은 시간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직장이 있는 홍대에서 퇴근하여 나는 다시 여의도로 출근한다. 서울 핀테크 아카데미 수업을 들으러 일주일에 지친 몸을 이끌고 북적이는 당산으로 향한다. 내가 이 과정을 신청한 것은 이직을 위해서이다. 현재 직장에 만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만은 내 기준에서 사람이며, 회사 분위기며, 일이며 하나 만족할 만한 구석이 없다. 그래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듯 나는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기획자가 되면 뭔가 커리어 쌓기가 다른 직무에 비해 수월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데이터라는 3글자가 내 발목을 잡았다. SI 특성상 데이터를 다루지 않았고 SM 측면에서도 데이터를 다루지 않았다. 빅테크 현업자들은 하나 같이 데이터를 이야기했기에 숨이 턱 막혔다.


 데이터 관련해서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많이 들어서 데이터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현재 회사에서는 숫자를 볼 일이 없었다. 아직은 주니어로 화면 기획과 프로젝트 리딩을 벅차지만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이직 시기가 늦춰지고 그 말은 지금 회사에 더 있어야 한다는 말이기에 미리 준비하고자 했다. 제일 베스트는 현재 회사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정말 1도 접할 길이 없다. 나는 사실 취준 시절부터 데이터에 관심을 갖고 SQLD, 데이터준분석가 자격증을 따는 식으로 준비했지만 전혀 어필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자격증이 무용지물이라는 글을 썼고 그 글은 내 브런치 통계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래서는 SI를 전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어 핀테크 아카데미를 수업을 듣게 되었고 나의 일주일은 월화수목금금일이 되었다. 사실 핀테크에 대한 도메인 지식을 쌓는 것이 1차적인 목표였는데 놀랍게도 총 2 세션 중 1 세션의 절반이 데이터 분석에 관한 강의였다. 물론 10 몇 시간의 강의 시간만 배정된 것이라 깊이 있는 내용을 배우지는 못하지만 현업에 계신 분들이 강의를 하다 보니 더더욱 필요성을 느꼈고 이제는 진짜 내가 데이터 분석가처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그렇게 오늘은 4시간 동안 파이썬을 통한 데이터 분석을 주제로 강의를 들었다. 안타깝게도 3시간을 프로그래밍 기초로 시간을 보낸 것은 참 시간이 아까웠다. 총 8시간이 배정이었는데 어차피 프로그래밍 기초를 건너뛰고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코드를 받아서 실습을 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싶다. 개발을 이미 1년 동안 배운 나로서는 어차피 강사가 3시간 기초 문법을 떠들어봤자 휘발된다는 것을 너무 잘 알았기 때문에 든 생각이었다. for 문이며 def 며 직접 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그래도 3시간 동안 다시금 기초는 내가 다시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주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렇게 나는 금요일 2시간 강의 듣고 집에 와서 6시간 자고 다음날 9시에 여의도에 가서 수업 듣고 7시가 돼서야 집에 왔으나 컴퓨터 앞에서 vscode를 켜놓고 이 글을 적고 있다. 집 앞 판교를 두고 홍대로 출근하는 내가 가끔은 참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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