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에서 그로스 해킹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고, 또 인공지능을 통한 마케팅 세그먼트가 필수라는 요즘, 우리는 정말로 유저들에 대해서 알 고 있는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어떤 데이터를 사용해서 유저에 대해서 알아보든, 결국에 해당 데이터는 나의 유저에 대해서 굉장히 한정된 부분만 나타낸다. 예를 들어, 내 글의 최대 유입 경로가 페이스북이라고 할 때, "페이스 북을 사용하는 유저들이 내 글을 좋아한다"라는 단순한 사실을 이끌어 낼 수는 있지만, 해당 유저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왜 내 글을 좋아하고, 그리고 어떻게 그 글을 사용하는지는 명확히 알 수 없다. 설령, 그러한 모든 것에 대해 알 수 있는 데이터가 내 손에 있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데이터를 필터링하고 또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그 데이터는 의미 없는 데이터 뭉치가 되어 버린다
그래서 데이터를 통해 유저를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내가 e-commerce의 유저 행동 기록을 분석하여 유저들을 바라볼 때,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데이터나 수학적 모델보다는, 데이터들을 해석하는 상상력이었다. 보통, 분석을 할 때 모든 결과가 한 번에 나오지 않는다. 모든 것의 시작점인 질문이 있고, 이런 질문에 데이터로 답을 하고, 다시 거기서 파생된 질문이 나온다. 이렇게 몇 번의 분석 사이클을 거치면 다양한 수치들이 나오게 된다. 그리고 데이터를 보는 사람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서비스에 대한 지식과 이러한 수치들을 조합하여 지금 유저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특정 활동을 하는 유저들은 어떠한 분류에 속하는 유저들인지 상상해 나아가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상상되어 만들어진 유저는 하나의 유저 페르소나가 된다. 힘들어 보이지만, 위의 분석 사이클에서 여러 질문들을 만들다 보면, 수치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보이게 된다
비지도 학습에서 상상을 한다는 것
사실, 가장 많은 상상력이 필요로 되는 것은 비지도 학습을 통한 유저 세그먼트이다. 수학적인 공식을 통해 유저를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서 본다는 것은, 많은 경우 단순히 눈으로 볼 때는 알 수 없는 인싸이트를 주는데, 동시에 이 인사이트는 공짜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유저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유저를 그룹 지을지 결정하고, 그리고 그렇게 수학적 공식을 통해 나누어진 유저 그룹들이 어떠한 특징을 가지는지 상세히 조사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해당 그룹들 사이의 차이가 경험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고민하고 이해할 때 비로소 유저 세그먼트 모델을 실질적인 기획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기획자 없이 데이터 분석가와 사이언티트가 만드는 비지도 학습 모델을 그 자체로서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데이터로 유저의 페르소나를 하나하나 쌓아 간다는 것
결국 서비스를 위해서, 유저에 대해서 연구하는 사람들은 서비스 유저들의 "페르소나 세트"를 만들어 나아가야 한다. 다양한 질문들을 통해 유저들의 여러 면들을 조사하고, 그렇게 조사한 것들을 조합하여 자신의 서비스 유저들이 어떤 사람인지 명확히 서술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유저들의 페르소나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페르소나 자체가 무엇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에 따라 동일한 유저라도 복수의 페르소나를 가질 수 있다. 그렇기에 페르소나가 아닌 "페르소나 세트"이다. 그리고 이렇게 유저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의 틀이 될 수 있는 페르소나를 만들기 가장 쉬운 방법은 아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