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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리즈 ciriz Mar 21. 2020

당신도 재택근무 잘할 수 있어 #야너두

재택근무 적응기


2월 어느 날 서울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다. 서울·경기권에서 거주하고 있는 우리 팀은 각자의 동네에서 확진자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2/25일부터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사실 이번이 풀타임 근로자로서 회사에서 시행하는 재택근무가 처음이었다. 어색함을 시작으로 한 달 가까이 재택근무를 진행하며 느낀 점을 공유해보려고 한다.


장점

1. 출퇴근 시간 10초 컷

왓!! 재택근무다! 복장도 상관없이 아침엔 서재로 출근했고, 거실로 향하여 퇴근했다.

강남구에 있는 사무실로 출근하기 위해서는 일어나서 씻고 옷도 입고 기본적인 얼굴 정리(?)도 하는 등의 사회적 준비와 지하철을 타서 환승하고 도보로 걸어 사무실의 내 자리에 앉기까지의 긴 여정을 거친다. 이러한 출/퇴근 과정이 생략되어 하루에 2-3시간씩 절약하니 체력도 아끼고 시간도 아낄 수 있었다.


단점

1. 자기 절제가 안된다 - 늘어짐

출퇴근 시간을 세이브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늘어지고 일의 효율이 떨어졌다.

출퇴근 시간만 해도 2-3시간이 걸렸는데, 하루 24시간 중 2-3시간이란 엄청난 시간을 벌었다고 생각하니 매우 시간 부자가 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내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일도 손에 잘 안 잡히기 시작했다. 혼자 덩그러니 책상에 앉아 보이는 것은 벽과 컴퓨터 스마트폰이었다. 폐쇄적이고 자유로운 서재란 사무공간은 자기 절제하기에 쉽지가 않았다.


2. 자기 절제가 안된다 2 - 갑자기 분위기 빡셈    

그렇게 일하다가 ‘여긴 어디 난 누구’인지 모르고 집중하게 될 때가 있다.

한 업무에 집중하다 보니 이미 8시가 넘었다. 허겁지겁 저녁을 주방에서 먹고 다시 서재로 돌아와 하던 일을 마무리짓기 위해 집중하니 잠자러 가야 할 시간이 되었던 날도 있다. 재택근무로 덩어리 시간이 확보되면서 집중력이 올라가고 의도치 않게 잠자는 시간만 빼고 하루 종일 일을 하게 됐다. 회사 입장에서는 좋아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생각해보면 집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몸과 맘이 지쳐 나가떨어질 수 있는 좋은 조건이다.




'아 나란 사람은 원래 이런 건가..'라며 시행착오를 한창 겪고 있는데, 우리 팀 슬랙에서 나와 비슷한 사례들이 터져 나왔다. 한편으론 안심도 됐다. 완벽한 똑똑이봇인 것 같은 우리 팀이 다들 나 같은 휴먼이었구나! 그랬던 거야!! 응 나만 그랬던 게 아냐..! 다들 겪는 어려움이 비슷해서 재택근무할 때 팁을 공유받다보니, 나도 하나씩 내 업무 방식에 적용해볼 수 있게 되었다.


1. 업무 리스트 관리

Done/To do 리스트 관리    

오늘 할 일을 먼저 list up 하고 각각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지 먼저 정리한다.

내가 속한 콘텐츠 스쿼드에서는 매일 엑셀 시트에 각자 어제 한 일(Done)과 오늘 해야 할 일(To Do)을 적고 1:40에 서서 짧게 업무 리스트를 공유하는 데일리 스탠드업 미팅을 갖는다.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나서도 슬랙에서 스탠드업 미팅을 진행했기에, 미팅을 위한 업무 리스트 적기가 아니라 나를 위한 어제 한 일과 오늘 할 일 리스트업과 예상시간을 정리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2. 시간 관리

1. 내 시간 아끼기 - 시간관리 툴 활용하기 (feat. 토글, 구글 캘린더)              

일하는 방식 추천 중 하나는 토글이라는 일하는 시간 측정해주는 툴 활용이었다. 내가 할 업무를 적고, 그 업무 완료에 예상하는 시간을 적고 실제로 어느 정도 소요됐는지 확인하는 기능이 주를 이뤘다. 대단히 경각심을 주는 알림이라도 올 줄 알았는데 내가 정해놓은 시간을 초과해도 아무런 반응이 없고 어느 정도 초과했는지 볼 수 만 있어서 그 이후로는 쓰지 않았다.

우리 팀 슬랙에서 토글 소개

토글 이후로는 일정 관리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구글 캘린더를 활용했다. A 업무를 얼마큼의 소요시간을 예상하는지 구글 캘린더에 입력하였다. 알림 설정을 할 수도 있고, 실제 다음 업무로 넘어가는 것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시간관리에 있어 어떤 툴을 활용하는가 보다는 A라는 업무의 마감을 몇 시안에 끝낸다는 마음을 지니고 일하는 게 중요했다. 내가 예상했던 정확한 그 시간은 아니더라도 얼추 비슷한 시간에 마감할 수 있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2. 남의 시간 아끼기  

1) 업무 내용과 결과를 미리 계획하고 생각 격차 줄이기

내 시간뿐 아니라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시간도 매우 중요하다. 직무마다 다르겠지만 보통 혼자만 진행하는 업무가 아닌 여러 관계자가 엮여있는 업무가 더 많을 것이다. 하나의 미팅을 진행하더라도 사람마다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미팅의 내용과 방식이 다를 수가 있다. 같이 있어도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는데, 멀리 떨어져 있다면 그 격차가 커지기 십상이다.

퍼블리 콘텐츠 일하는 방식의 뉴 노멀, 리모트워크에서는 리모트 워크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하려는 일의 결과를 명확히 그려내고 그 과정을 미리 계획해야 한다고 말한다.

리모트워크를 제대로 하려면, 하려는 일의 결과를 명확히 그릴 줄 알아야 하고 그 과정을 미리 계획해야만 한다.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의 최종 결과물이 무엇이며 그 산출물이 어떤 형태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지 않으면 의미 없고 불필요한 일에 시간을 버리기에 십상이다. 그래서 리모트워크를 하려면 리더는 물론이고 팀원 모두가 자신이 관여하는 업무의 비전과 로드맵을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다른 팀원과 미팅을 앞두고 있다면, 미팅 주최자가 미팅 아젠다와 목적, 예상 결과물을 미팅 전에 공유해줌으로써 미팅 참여자들이 사전에 생각을 정리하고 들어올 수 있고, 그 결과로 효과적인 미팅을 진행할 수 있다.         


2) 시간 잘 지키기 (슬랙콜 미팅)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서로 어디서 어떻게 일하는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에 미팅 시간을 더 잘 지키려고 노력했다. 구글 캘린더가 미팅 시간 10분 전에 알림을 주면, 정신을 바짝 차리고 대학교 때 수강신청 대기 타는 마음으로 미팅을 준비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새로운 툴을 도입하여 영상 또는 전화 미팅을 진행한다면 새로 사용할 툴에 이상이 없는지 미리 테스트를 해보고 진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미팅을 진행할 때에는 아젠다가 적힌 문서를 동시에 보고, 한 명이 미팅의 핵심 내용을 편집하면서 진행하면 더 도움이 된다.(컨플루언스, 구글 닥스 등)         


3.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1. 투명한 시스템            

우리 팀은 주요 메신저인 슬랙의 모든 채널과 팀 전원의 구글 캘린더가 오픈되어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어떤 채널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어떤 업무를 진행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오픈된 채널에서 각자의 업무 내용들이 모두 오가기에, 특정 업무에 관련 깊은 팀원도 관련이 적은 팀원도 같은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질문이 있는 경우에는 그 누구라도 물어볼 수 있다.       

그리고 미팅 또한 슬랙 채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몇 시에 어떤 분들이 슬랙콜 미팅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고, 그 점을 참고하여 서로의 시간과 업무 양을 배려하며 업무할 수 있다.      


2. 신뢰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에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신뢰다.       

신뢰는 퍼블리 핵심가치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항목 중 하나다.

일하는 동료이자 프로페셔널로서 팀원들을 신뢰해야 합니다. 신뢰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입니다. 따라서 먼저 주변 팀원들에게 신뢰를 얻을 만큼의 역량과 열정 그리고 주도성을 보여주는 노력이 중요합니다. 신뢰는 실력과 태도, 마인드셋에서 나오며 반복되는 행동에서도 신뢰가 쌓일 수 있습니다.

신뢰는 원격근무를 시작한 날부터 쌓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당장 적용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a라는 의미를 말했을 때 b로 받아들여 더 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소다. 아까 언급한 퍼블리 콘텐츠 일하는 방식의 뉴 노멀, 리모트워크에서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투명하게 커뮤니케이션하는 연습도 필요하다.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이란 모든 이들에게 일거수일투족을 다 말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해가 안 되거나 모호한 부분을 꼭 확인하는 것, 업무 관련된 이슈를 왜곡하거나 숨기지 말고 공유하는 것, 업무와 얽힌 자신의 감정을 너무 늦기 전에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등이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에 포함된다.

신뢰를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감정이 앞서기보다는 서로 말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모호하게 느끼거나 이해가 가지 않았다면 명확하게 내용을 짚고 넘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재택근무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위 내용들은 재택근무뿐만 아니라 평소 근무 시에도 적용해보면 한결 업무에 쓸모가 있을 것이다. 내가 경험한 일하는 방식이 현재 재택근무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추가 TIP 

재택근무로 한층 더 윤택하게 살 수 있는 법!


1. 냉장고 파먹기     

평소 집에서 밥을 먹을 일이 많지 않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직접해먹거나 배달을 시키는 일이 많아진다. 그래서 냉장고에 재료가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도 잘 찾아보면 배추전, 연두부 요리, 강된장 등 이전에 해 먹지 않던 메뉴들을 요리해서 맛볼 수 있다. (아이디어는 주로 요리 앱에서 얻는다)


2. 노래 즐기기     

집에 혼자 있다 보니 음악을 들을 때 이어폰을 끼지 않아도 되는데, 음악을 듣다 보면 종종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된다. 층간소음이 되지 않는 선에서 노래를 따라부르면 집안의 혼코노를 즐길 수 있다. 그러다 나홀로 복면가왕 가왕인 줄 알게되는 부작용도 있음


3. 집 꾸미기(a.k.a 집 정리)        

갑자기 집에 머무는 시간이 오래되다 보니 이전에는 집에 신경 쓰지 않아 잘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고, 눈에 거슬리는 것들이 느껴졌다. 가장 기본적인 집 청소로 시작하여 삭막한 분위기의 집에 꽃을 두어 분위기를 환기시키도 하고, 구석에 박아뒀던 소품들도 잘 보이는 자리에 놓아서 새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4. 넷플릭스, 게임 즐기기

넷플릭스, 웨이브 등으로 그동안 못 보던 영화나 드라마 예능을 보거나 게임을 적당히 즐기는 것도 답답함과 스트레스를 날리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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