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발상이 가득한 작은 양조장@감천문화마을
막스포에서 시음한 술들 다 올리고 나니 벌써 해를 넘겼네. 감천마을양조장은 부산주류박람회(봄) 기간에 들렀던 곳. 여긴 동네도 재미있는데 그냥 양조장 사진만 하나 덜렁 찍고 와버렸네.
사무실과 공장이 붙어있는 구조다. 사무실에서 시음도 하고 한다. 많은 양조장들이 그렇듯이 여기도 다른 양조장, 다른 주종의 다양한 술들이 있다. 음주는 곧 공부인 것이 양조의 길이니.
사장님은 부산 상남자 스타일. 호탕하게 묻는 것은 뭐든 말씀해주신다. 시음 삼아 한두 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꽃피듯이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환갑을 넘기신 사장님은 본래 식품회사의 공장장 출신이시라고. 그래서 술뿐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식품도 제품화하고 계신다.
예를 들어 이런 파인애플 음료도 있다. 이거 맛있네.
하지만 우리의 본론은 술. 감천마을양조장 약주 중에서도 이것은 동백이 들어간 실험주 버젼이다. 동백이 막 확 느껴지고 그러진 않았지만 술 자체는 꽤나 안정적이고 좋았다.
식초도 한 포 주시고.
일년감주는 토마토 막걸리. 예전에 부산에 토마토막걸리 하던 양조장이 있었는데 없어져서 섭섭했더만, 감천마을양조장에서 이걸 해주시네. 이 술은 극히 추천하고 싶어진다.
토마토든 뭐든 첨가하기 전에 술 자체의 밸런스가 좋고 안정감이 있어야 하는데 감천마을양조장은 그런 안정감이 참 좋은 술들이다.
사장님은 우리가 술을 좋아하시니 신이 나신 것 같다. 실험주를 마구마구 풀어주시네. 봄날의 낮술에 기분좋게 취한다.
이것이 감천마을 양조장의 일년감주를 만드는 토마토들.
그리고 이 파인애플은 음료 뿐 아니라 술도 준비중이시라고 한다. 살짝 맛을 보고 왔는데, 파인애플이란 맛없없 아니겠나. 그래서 엄청 기대되는 중.
감천문화마을은 국내 '달동네투어'의 대표적인 곳 중 하나다. 부산이란 도시가 참 택도 없이 바다를 메워서 역하고 항구를 만들고, 그 바로 뒤에 들어앉은 산으로는 전쟁통에 무슨 계기에 사람들이 무질서하게 모여들어서 형성된 도시. 그래서 많이 불편한 점도 있고, 그래서 해운대며 수영이며 신도시로 사람들이 떠나기는 하지만, 원도심의 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벽화도 그려놓고, 노포들도 있고, 전시장도 있어서 부산을 자주 찾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그 길에 여기 감천양조장도 한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