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운동의 꽃, 플랭크를 올바르게 하기 위한 몸의 준비
코어근육 운동이라고 하면 보통 무엇을 떠올릴까? 브릿지를 거론하기도 하고, 슈퍼맨 자세라고 하는 동작을 떠올리기도하고, (최근 들어 그 효과에 대해 논란이 있는)윗몸 일으키기나 크런치 등의 운동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간다면 백 익스텐션, 혹은 하이퍼 백 익스텐션 등의 고강도 응용 운동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코어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며 인터넷을 떠도는 수많은 운동들 중 역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 플랭크가아닐까.
검색엔진에서 ‘코어 근육 운동’ 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해서 나오는 결과를 보면, 열 명 중 여덟 명 가량은 플랭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만큼 일반적으로 알려진 코어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것이 바로 플랭크인데, 물론 제대로만 할 수 있다면 플랭크는 코어를 탄탄하게 만들기 위한 좋은 운동이다. 그러나 이 운동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스쿼트가 좋은 운동이라고 해서 평소에 운동을 해 본적도없는 사람이 바로 자기 체중만큼의 바벨을 들어올릴 수는 없는 법이다. 흔히들 중량 운동을 하기에 앞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 혹은 ‘기초를 다져야 한다’ 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이 논리는 맨몸 운동을 함에 있어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즉, 그냥 보기에는 단순히 자세를 굳힌 채 움직이지 않는 운동이 플랭크의 전부라고 여겨질 수 있겠지만 플랭크는 본디 매우 복합적인 동작이다. 단순히 앉았다 일어나는 것이 스쿼트가 아니듯, 엎드려서 팔꿈치에 무게를 실어 버티는 것만이 플랭크의 본질은 아니다.
대부분의 현대인은 플랭크를 제대로 수행할수 없다
맨몸운동이니 그냥 몸이 따르는 대로 하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안일하다고 밖에 할 수 없다. 플랭크가 좋다고 해서 무작정 하다 보면 자연히 몸이 단련될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책상 앞에 앉아서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보내는 현대인들은 플랭크를 올바르게 수행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다. 정확히는, 몸이 만들어져 있지 않다고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옳을것 같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이족 직립 보행과 좌식 생활을 하면서 태초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는 다른 길을 걸으면서 살게 된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다.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는 불균형한 근육 발달을 겪게 된다. 이런 불균형과 불균형에서 오는 문제들을 해소해야 좀 더 제대로 된 플랭크를 수행할 수 있다. 플랭크는 코어를 광범위하게 복합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지만, 이 역시도 복합적인 자극을 감당할 만한 기초를 만들지 않고 시작한다면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플랭크를 수행할 때 개입되는 근육들이 각각의 자리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플랭크로 검색해보면 나오는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아래의 그림을보자.
이 이미지는 플랭크를 수행할 때 가장 크게 개입되는 근육들을 표시한 것이다. 하지만 사실 이것은 직접적으로 부하가 걸리는 큰 근육만을 강조한 것이고, 아래에 색칠되지 않은 회색 근육들이 개입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운동을 할 때 근육이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없는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이미지를 보고 오해를 한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플랭크는 매우 복합적인 동작이다.
플랭크가 왜 복합적인 동작인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코어가 어떤 근육들을 통하여 구성되어 있는 것인지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흔히들 코어 근육이라고 이야기하면, 막연하게 복근과 척추 기립근 정도를 떠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단지 그 둘만이 코어 근육의 전부가 아닐 뿐이다.
코어 근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우선 겉근육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글로벌 코어 머슬 (Global core muscle)과 속근육에 해당하는 로컬 코어 머슬 (Local core muscle)로 범주화 할 수 있다. 글로벌 머슬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근육으로서 몸의 표면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몸의 주된 움직임들을 관장한다. 반면 로컬 머슬은 다른 말로 심부근육이라고도 부르는데, 몸통 전체에 분포하며 척추와 몸의 중심을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로컬 코어 머슬에는 골반 하부에서 고관절을 지탱하는 골반저근, 복횡근, 척추를 지탱하는 다열근, 그리고 마지막으로 횡격막이 있다. 이 네 가지 로컬 머슬은 코어를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근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중 한 가지라도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을 경우 코어의 균형은 무너진다. 즉, 로컬 머슬의 강화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턱대고 트레이닝을 시도한다면 글로벌 코어만을 강화하는 결과가 생기게 된다. 이런 상황은 안정적으로 코어를 강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로컬 머슬은 단순히 신체 기관 및 조직을 제자리에 있을 수 있도록 지탱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내장 기관을 보호하는 역할 또한 수행한다. 또한, 다양한 각도로 움직이는 활동 및 외부 환경에 대응하면서 복합적으로 움직여 몸의 중심을 안정시키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즉, 로컬 머슬의 트레이닝은 단순히 ‘허리가 아프지 않은’ 정도의 효과를 넘어 우리가 몸을 좀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게 하며, 몸을 사용하는 각종 동작들에 있어서 더 나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작업이다. 건강한 몸을 좀 더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물론, 코어가 개입되는 많은 운동에서 종전보다 뛰어난 기록을 낼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무턱대고 코어 운동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만 듣고 단편화된 몇 가지 운동만을 수행하는 것은 위험하다. 인터넷에 널리 퍼져있는 코어 강화 운동들 중 상당수는 글로벌 코어를 강화하는 데만 치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막연히 코어 근육에 좋다고 해서 브릿지나 플랭크같은 운동들을 꾸준히 해 봤지만 예상과는 달리 더욱 심해진 허리 통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게 주변 사람이든, 이 글을 읽는 본인이든.
이제 여기까지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 코어를 골고루 발달시키려면 어떤 운동을 해야 한단 이야기인가?
이 글과 이어지는, 며칠 안에 올라올 두 번째 글에서는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제시할 예정이다. 직접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통하여 누구나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는 운동들이 주로 소개될 것이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3부작으로 작성될 예정이다. 처음에는 하나의 글에서, ‘일상 생활 속에서 수행할수 있는 간단한 코어 운동 동작’ 몇 가지만 소개하는 방식으로 쓸 예정이었다. 그러나 평소 교류하고 지내던 부산대 앞 크로스핏 박스 ‘죠짐’의 관장님과 이 건에 대하여 의견을 교류해본 바, 사실상 맨몸 코어운동중에서도 결코 초급 운동이라고는 볼 수 없는 동작인 플랭크는 현역 운동 지도자의 관점에서 볼 때 제대로 수행하는 사람이 열 명 중 한 명 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밖에 말해도 과장이 아니다. 이 글은, 크로스핏 협회의 공식 인증을 받은 ‘죠짐 크로스핏’의 취재를 바탕으로 작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