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예나 Mar 22. 2022

유학왕 1

오늘의 요리는 에그 인 헬

안녕하세요.

날씨가 너무 좋아서 문득 브런치에 다시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6개월차 유학생 인사드립니다.

오년 전에 썼던 글을 읽으니 제 얼굴이 다 화끈거리네요. 일단 다 지우고 시작하렵니다.

후비고~

두근두근

오늘의 요리는 에그 인 헬입니다.

과제제출이 일주일 남은 요즈음

저의 심신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인데요.

잠은 10시간 이상 자야한다가 저의 인생관인데

요즘은 새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 해가 뜨면 눈을 뜨는

바이오리듬이란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오늘도 스타벅스 샷추가 라떼로 하루를 시작했답니다.

np는 기대 수명이 얼마일까요

냉장고에 있는 것들을 이것저것 꺼내보겠습니다. 유학생 주제에 꽤나 많은 소스와 도구, 식자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요리연구가와 셰프가 넘치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나름 저도 우리 런던구 킹스턴동에서는 요리왕으로 통한답니다. 요리는 창의성에서 비롯된다는 어머니의 가르침을 받아,창의적이고 계량없는 요리가 전문입니다. 감대로 다 때려넣기 때문에 매일 맛이 다르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양파썰고 올리브유에 볶습니다. 노릇해지도록 기다리는 동안 도마 칼 설거지는 필수입니다.

냉동실에서 있는지도 몰랐던 빵조각을 꺼내봅니다. 상태가 영 좋지 않은데 전자레인지의 심폐소생술을 기대해 봅니다.

식빵은 도무지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대신 대형빵을 식가위로 한입크기로 잘라주었습니다. 이로서 제 한입이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허접한 브런치 작가의 최후는 타버린 양파입니다. 사진찍고 빵 준비하느라고 정신이 팔린 동안, 양파가 의도한 바와 같이 알맞게 카라멜라이징 되었습니다. 속은 아삭하고, 겉은 풍미있는 불맛을 느낄 수 있겠습니다.

양파에 물 조금과 토마토 소스를 붓고, 보글보글 끓으면 바로 계란을 넣어주겠습니다. 계란은 일인당 세개정도는 먹어야 후회가 없습니다.

계란이 익는 동안 있는 치즈를 다 때려넣었습니다. 체다, 페타, 모짜렐라를 마음껏 넣어주세요. 고기 한조각 안들어갔지만 충분히 맛있습니다.

완성입니다. 냉장고에서 상해가던 샐러드용 야채묶음에서 몇장 가져와 뿌려주니 화사합니다. 제 요리지만 아름답네요. 이제 숟가락으로 퍼먹을 일만 남았습니다.

(소년심판 김혜수 배우 톤으로) 저는 덜익은 흰자를 혐오합니다. 알맞게 익은 흰자와 안익은 노른자. 너무 많이 만들었다고 생각했지만, 퍼먹다 보면  사라집니다. 이것은 1인분이 확실합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아무래도 다음 글은 없을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이 세상의 모든 블로거와 유튜버님들 존경합니다.


행복하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