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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절에가다 Apr 30. 2024

시가 피어나다

​​시를 읽다 머문다

머문 구절들을 모아본다

그리고 나름의 해석을 붙여본다

시가 꽃처럼 피어난다..

시가 피어나려면,

이전에 그것은 상처여야만 한다..

상처가 시가 되려면 나는 상처받아야 한다

상처받아 찢긴 몸을 꽃처럼 피어오르게 하려면,

​그 몸을 부여잡고 오랫동안 고통스러워야 한다

갈기 갈기 찢긴 살점을 하나 둘 기워,

꽃잎 하나하나로 승화시킨다

승화된 상처는 비로소 시가 된다

시인은 이미 상처받은 영혼인 것일까,

아니면 상처받기 쉬운 영혼인 것일까

시를 쓰려면 이미 상처 덩어리여야 할 것인가,

아니면 상처받지 않으려 하지 않아야 할 것인가

나는 이미 시를 쓸 수 있는 몸이다

태어날 때부터 나는 이미 시인이다

태어날 때부터 나는 이미 꽃이다




시가 피어날지도 (‘편집회의’ 중)
상처가 꽃이 되었다. (‘에든버러 북토크’ 중)
상처를 받아야 시가 나오는데… (‘편집회의’ 중)

<아름다움을 버리고 돌아와 나는 울었다>
최영미 시집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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