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걸을래?
Would you be my friend, son?
등교하는 아이에게 건넨다
아침부터 숨바꼭질 시작
사라진 아이를 무심히 찾는 척
어서 가자 이 녀석아!
나란히 걷다 엉켜 걷다 마주하고 걷다
점차 멀어진다
잘 다녀와!
혼자가 된 홀가분함보다
함께 더 걷고 싶은 마음은 오늘의 날씨를 닮았다
오늘의 날씨, 맑음!
얼마 전 태어난 새끼 오리 8형제를 만났으면…
실개천 이곳저곳을 오리들과 숨바꼭질
얼마나 더 컸니 얼마나 더 지쳤니
엄마 오리 씨, 부디 잘 먹어요!
현재 시각 9:12
홀로 걷고 걷다 만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자그만 아이
눈이 마주치다 내가 먼저 눈싸움에서 저버렸다
어서 학교 가거라!
동네 근처 한옥마을에 다다르니
여기는 다른 공기 다른 세계 달라진 내 마음
정갈히 가꿔놓은 정원 안 간이 테이블과 의자
집안은 더 깔끔하겠지?
급 반성!
카페에 앉아 몸에 좋을 것 같은 티(tea) 한잔
창문을 훑고 있는 갈 곳 잃은 몸매 좋은 벌에게
내 애착 자리를 내어주고 갈 곳 잃은 나
이른 아침 여기 너와 나 단둘이
어서 내 자리 내놔!
끄적이는 사이 사라진 아침 풍경들
나는 오늘 기꺼이 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