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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절에가다 May 02. 2024

아침 산책 길 풍경

나랑 걸을래?

Would you be my friend, son?

등교하는 아이에게 건넨다


아침부터 숨바꼭질 시작

사라진 아이를 무심히 찾는 척

어서 가자 이 녀석아!


나란히 걷다 엉켜 걷다 마주하고 걷다

점차 멀어진다

잘 다녀와!


혼자가 된 홀가분함보다

함께 더 걷고 싶은 마음은 오늘의 날씨를 닮았다

오늘의 날씨, 맑음!


얼마 전 태어난 새끼 오리 8형제를 만났으면…

실개천 이곳저곳을 오리들과 숨바꼭질

얼마나 더 컸니 얼마나 더 지쳤니

엄마 오리 씨, 부디 잘 먹어요!


현재 시각 9:12

홀로 걷고 걷다 만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는 자그만 아이

눈이 마주치다 내가 먼저 눈싸움에서 저버렸다

어서 학교 가거라!


동네 근처 한옥마을에 다다르니

여기는 다른 공기 다른 세계 달라진 내 마음

정갈히 가꿔놓은 정원 안 간이 테이블과 의자

집안은 더 깔끔하겠지?

급 반성!


카페에 앉아 몸에 좋을 것 같은 티(tea) 한잔

창문을 훑고 있는 갈 곳 잃은 몸매 좋은 벌에게

내 애착 자리를 내어주고 갈 곳 잃은 나

이른 아침 여기 너와 나 단둘이

어서 내 자리 내놔!


끄적이는 사이 사라진 아침 풍경들

나는 오늘 기꺼이 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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