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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절에가다 Oct 31. 2024

오직 너만이 오로지 너만이

빨간 김치국물 진하게 스며들까

젖은 행주 가져다 말갛게 더 투명하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성역의 공간 그 무엇도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지만 이 공간 유일한 침범자

오직 너만이 허락된다 오로지 너만이

그리고 나만이 오로지 나만이

이 공간 유일한 주인이 된다


오직 너만이 이곳에서 배를 불리고

오직 나만이 이곳에서 허기를 채우므로


9시 학교종이 울릴 즈음

김치국물로 배를 불린 너는 너만의 성역의 주인이 되고

나는 젖은 행주로 말간 얼굴이 된 나만의 성역의 주인이 된다


네가 노트 위에 연필을 굴릴 때

나는 노트북 자판 위에 손가락을 부리고,

네가 앞서 있는 시간을 넘나들 때

나는 이미 지나온 시간을 남긴다


네가 오늘도 나만의 성역 그 유일한 침범자일지라도

나는 기꺼이 젖은 행주를 가져다 다시 말갛게 더욱더 투명하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 일도 없어서는 안 되는 것처럼

오늘도 감사하게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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