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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피아절에가다 Nov 01. 2024

혀를 뽑는 게 좋겠다

결국 오늘 아침 던져진 포탄

세포 속 진하게 커가고 있던 불안 덩어리

혀는 입 안에서 그것을 굴리다 굴리다

몸을 길게 뻗고서 바르르 떤다 네 눈앞에서


불안은 전이된다고 했던가

숨기지 못하고 담아두지 못하는 내 몸 덩어리

가벼워진 네 눈동자 덕분에 가벼워진

흔들리는 내 혀놀림 덕분에 흔들리는

전이된 포탄 덩어리


무한한 듯 보였던 유한한 시간

입 밖으로 터지는 건 찰나

눈동자에 꽂혀버린 파편

언젠가 아물긴 해도 고이 남을 흉터


혀를 뽑는 게 좋겠다

더 길어지기 전에 더 바르르 떨기 전에

꼭꼭 숨어 있어라 꼭꼭 고여있어라

어디 가지 말고 내 몸 안에 포탄 덩어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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