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가기 전에 '면허'부터 따놓으세요!

삽질의 미학 2화

by 스윗드림

성인이 되어서 가장 많이 시작하는 건 무엇일까? 20대가 되면 내 얼굴이 박힌 운전면허증을 따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어딘가를 드라이브하는 상상을 꿈꿀 것이다. 나 또한 그런 꿈을 꾸었다. 물론 꿈속에서 '만'이었다. '언젠가 차를 사면 그때 따면 될 거야!'라는 생각에 친구들이 하나둘씩 따는 운전면허를 먼 나라 이야기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정신없이 준비하고 떠난 유학은 생각지도 못하게 1년 중 6개월 동안 눈폭풍이 일어나는 곳이었다. 일 년 내내 눈이 오던 그곳은 차가 없으면 이동하기 매우 불편한 곳이었다. 운전면허를 안 딴 게 나중에 크나큰 파장을 일으킬지 몰랐다. '운전면허 하나 없는 게 뭐 대수라고. 운전할 일도 없을 텐데 말이야.' 라며 넘겼던 그 순간이 나중에 나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줄이야.


눈이 많이 오는 날이면 눈으로 인도를 덮어 어디가 차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워 걷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또 도착한 그 지역에서 버스의 배차시간은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였다. 집에서 학교까지 도보로 약 40분 정도의 걸음이었기에 어쩌면 걷는 편이 더 빠를지도 모를 일이다.


버스 한 대를 놓칠 때면 하염없이 대자연을 바라보며 걷기 마련이었다. 그때쯤 '친구들 다 딸 때 딸걸. 안 딴 게 지금에 와서야 이렇게 고생을 하네. 역시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해. 아휴.'라는 후회가 밀려올 때쯤 차를 타고 지나던 선배들이 "면허가 없어서 걸어 다니는 사람이 있다더니 바로 너로구나. 가는 길인데 탈래?"라며 차를 태워주곤 했다.


이러다 안 되겠다 싶어 개강하고 나서 친구들은 수업에 여념이 없는데 뒤늦게 부랴부랴 등록한 운전면허 학원을 등록했다. 수업을 빼먹어가며 운전을 배우기 위해 매일 몇 시간씩 할애해 열심히 운전을 배우니 어느새 학기의 1/3을 운전에만 쏟아부은 것이다. 그래서 미국 유학생활의 첫 학기는 아주 말아먹고야 말았다.


면허를 따느라 뒤늦게 수업을 따라가기에 바빠 첫 학기는 성적이 엉망이었지만, 남들 다 따는 20대 초반에 따지 않아 한 삽질은 오히려 운전 체계를 처음부터 제대로 갖추게 되어 도움이 되었다. 한국에서 면허를 따고 오고도 몇 번이나 떨어지는 친구들을 보면서, 차라리 백지상태에서 미국 운전 체계를 처음 배운 터라 오히려 면허를 단 한번 만에 통과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이후 누군가가 유학 조언을 할 때면 그 목록에는 항상 '운전면허 따놓기'를 추천하곤 한다. 이후 바닥인 성적을 끌어올리려 안간힘을 쓰면서 좀 더 일찍 따놓을 걸 후회하긴 했지만, 뒤늦게 운전을 처음 배운 걸 후회하진 않는다. 나만 안 하는 것 같아 조급할 때, 너무 늦은 것 같을 때도 오히려 해보면 결과적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 점은 분명 있기 마련이다. 일찍 배운다 해도 배울 점이 있으며, 뒤늦게 안다 해도 결코 늦은 게 아니다. 인생은 어쩌면 총량의 법칙을 따라가며 무엇이든지 배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