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나 이직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할까?
이직이나 취업에 대한 조언은 연차가 차고 나이를 먹을수록 하기 어려워집니다. 예전에는 1~2년 차이의 후배들에게도 이런저런 조언이랍시고 개인적인 생각을 전달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고 직업을 대하는 직업관은 사람들마다 그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모든 사람들이 각각의 삶의 지향점과 목표, 라이프스타일이 다르듯이 직장을 다니고 돈을 버는 방식의 선택도 제각각인 거죠.
어떤 기준으로 회사를 정해야 할까?
이제는 정작 아끼는 후배에게조차 조언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심스러워졌지만, 정말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가끔 입밖에 나오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아끼는 후배, 동생을 위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지만 감히 입밖에 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런 식상한 이야기는 하기 싫었지만 아끼는 후배라면 이런 이야기부터 할 것 같습니다. 제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죠. 좋아하는 일을 찾지도 못했던지만 좋아하는 일이라고 해봤더니 막상 아닌 경우가 더 많았죠.
직장생활을 하던지 창업을 고려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아는 것이 가장 이상적일 테지만, 안타깝게도 학창 시절이나 사회 초년생에 자신이 원하는 게 무언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설사 좋아하는 것을 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잘 모르고 동경해왔던 것이지 실제와는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드라마의 직업이 실제와 아주 많이 다른 것처럼 말이죠
물론 사회 초년생 시절에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던 일의 실체는 하기 싫은 일들이 더 많은 직업임을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은 하고 싶었던 일이 아니라 단순히 멋있어 보였던 일이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들 직업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잖아요
종종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강렬한 에너지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들은 보통 나를 살아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가슴 뛰는 일'을 찾았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저와 같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은 가슴 뛰는 일을 찾았을 가능성이 아주 희박합니다. 그러니 이런 이상적인 얘기는 처음에만 하도록 하죠 :0
그러니 다음 보기로 가시오.
나의 가슴이 뛰게 만드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내 성격에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무엇을 잘하느냐보다 어떤 성격이냐는 더 알기 쉬울 겁니다. 어떤 사람은 수에 강하고, 커뮤니케이션에 강한 사람도 있고, 남을 설득 잘하는 사람도 있으며 ,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을 잘하는 사람 등이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의 성향과 맞는 직업을 찾는다면 실패할 가능성을 조금 줄이는 일이 아닐까요? 조금이라도 직장경력이 있는 사람은 전 직장 동료나 상사에게 자신이 어떤 것을 잘하는 사람인지를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본인보다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객관적이고 똑똑하게 이야기해줄 수 있는 사람일수록 좋겠죠.
재미있는 것은 성격에 잘 맞는 일을 쫓다 보면 본인에게서 의외의 다른 장점을 찾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이었는데 알고 보니 사람들을 잘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공감력이 좋다는 것을 늦게 발견하기도 하고 영업직으로 전직한다던지 등의 전혀 다른 능력이 성장하기도 합니다.
아마도 이런 방식을 택한다면 처음에는 막막했던 '내가 잘하는 일이 뭘까?'라는 질문이 조금씩 경력이 쌓이면서 뚜렷해지는 것을 체감하게 될 겁니다. 내 성격도 잘 모르겠다면 다음 보기로 가시오.
이도 저도 아닌 대부분의 경우에는 어떤 직업과 직장을 무슨 기준으로 찾아야 할까요? 그다음 제가 조언할 수 있는 수단은 내가 가장 참을 수 없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아닌 회사를 거르는 방법일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위아래가 명확하고 시키는 대로 무조건 따라야 하는 걸 못 참는 사람은 오래된 회사나 큰 회사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스스로 하는 것에 대한 두렵고 누군가가 잘 알려주거나 보호해주지 않으면 진도를 나가기 힘든 사람은 시스템이 부족하거나 직무가 계속 바뀌는 소규모 기업이나 스타트업에 가면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있는 걸 못 참는 사람은 야근 있는 사무직은 참기 힘들 겁니다.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은 회사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고, 워라밸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야근을 하는지를 반드시 먼저 체크해봐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못 참는지를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현실적인 첫 취업과 이직에서 상상해온 이상적인 조건의 회사를 찾는다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일 겁니다. 정말 원하는 회사를 찾았다면 뭔가 착각하고 있거나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요.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도, 무엇을 잘하는지도 모르겠을 때에는 '무엇을 참지 못할까'를 기준으로 해당 회사를 잘 살펴보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도움이 되는 Filtering 방법일 껍니다. 저도 호텔이나 비행기 예약할 때 주로 사용하거든요. 싫은 옵션을 먼저 제거 해내가는 방법은 선택 장애를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자신이 가고 싶은 꿈의 회사가 있을까요? 아니면 자신의 바라는 직업의 이상형이 있을까요? 그것이 있다 하더라도 당장 이루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지금 지원하는 회사가 그 회사라면 좋겠지만 당장의 스펙과 커리어로는 가능성이 너무 희박하다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죠.
회사를 선정하는 것에서 중요한 것은 타깃 회사입니다. 예를 들어 나의 타깃 회사는 구글인데 당장에 구글에 입사 지원하는 방법 조차 모를 수 있습니다. 당장 취직이 급한 나의 상황에서 엄청난 경쟁률에 대단한 인재들이 많이 모이는 글로벌 집단에서 6개월이든 1년 이상이 걸릴지도 모르는 입사 지원 프로세스를 밟을 자신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3년 뒤, 5년 뒤, 7년 뒤라도 구글에 반드시 입사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글에 들어가기 위한 커리어를 계획하고 밟아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당장에 마음에는 들지 않지만 현실적인 회사를 고른 뒤, 조금씩 준비해서 결국 구글에 지원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런 방식으로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모든 의사결정이 타깃 회사에 맞게 맞춰져야 합니다. 구글에서 어떤 파트가 나와 맞을지를 충분히 연구하고, 그것에 맞는 경험을 할 수 있는 회사를 구합니다. 물론 오로지 돈이나 근무 환경 등보다 그곳에서의 경험치가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다음에도 조금 더 비슷하거나 글로벌 회사에 이직을 합니다. 당연히 틈틈이 영어 공부와 영어 면접에 대한 준비는 되어야 하겠죠.
이처럼 타깃회사를 정하면 훨씬 더 의사 결정이 쉬워질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또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생기거나 다른 길이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재를 위해 회사를 선택하지 마세요. 그럼 돈, 안정성, 근무환경, 워라밸, 교통환경, 거리, 상권, 직장상사, 주변의 시선, 사무실 분위기, 사무환경 및 시설 등 따질 것이 한 두 개가 아닙니다. 가장 최우선은 타깃회사를 정하고 그 회사에 들어가기 위한 과정으로 삼을 수 있는 회사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나머지 선택과정은 그다음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지금 회사 사람이 보면 좋아하지 않겠죠. 그러니 아끼는 후배에게나 할 이야기겠지요.
대부분의 퇴사에서 가장 큰 이유를 차지하는 부분은 바로 직장 상사와의 트러블입니다. 그만큼 내 직장 상사가 누가 될 것이냐가 큰 선택 요소 중의 하나일 겁니다.
직장 상사가 어떤 사람인지는 밖에서는 잘 알기 어렵습니다. 기존에 학교 선배나 알아왔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내 상사가 된 적이 없었던 사람이라면 '회사에서 어떤 사람인지'를 알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직장생활에서 좋은 일과 싫은 일을 가장 많이 나누거나 그 원인 제공을 하는 사람일 테고 가장 많은 것을 배울 수밖에 없는 사람일 겁니다. 다시 말해 직장상사란 -내가 선택하는 회사보다 더 중요한- 내가 얼마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느냐에 대한 문제입니다.
회사 내에서 내 직장 상사가 될 사람이 어느 정도의 레벨에 있는지를 알아보세요. 회사에서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지, 얼마나 중요한 조직에 있는지, 얼마나 큰 영향력을 쥐고 있는지, 얼마나 높은 직책을 갖고 있는지 등 외부에서 잘 알기 어려운 일이지만 충분히 입사 전이나 면접 자리에서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것들을 물어보는 면접자라면 '내 것만 챙기고 버릇없는 사람'으로만 보이지만 않는다면 일에 대한 욕심 많고 똑똑한 친구라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좋은 대우를 받고 회사에서 큰 일을 도맡아 하며 영향력이나 높은 직책을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많을 겁니다. 물론 너무 바빠서 나에게 제대로 알려줄 정신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일하는 것과 가르쳐 주는 것은 다른 것이기 때문에 잘 가르쳐주지 않을 수 있을뿐더러 독단적인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직장생활은 학원과 다르게 대부분의 상황에서 누군가가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중요한 일을 많이 경험해보고 좋은 서당개가 되도록 잘 훔쳐본다(?) 면 일 잘하는 직장 상사를 만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회사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신뢰를 받고 있는 직장 상사를 만날 수 있는 직장이라면 당장이 아니더라도 앞으로 직장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만큼 더 성장하고 좋은 회사로 옮길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질 겁니다. 혹시 그 상사가 더 성공해서 다음 이직에 도움이 될 수도 있죠
처음 들어가는 회사의 초봉 중요하긴 합니다. 모든 회사에서 이직자의 연봉 책정은 이전 회사의 연봉을 기준으로 책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하지만 파격적으로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는 잘 없을 뿐더러 내가 모르는 단점이나 힘듦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주 큰 대기업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연봉은 크게 차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회사 생활을 길게 본다면 초봉이나 평균 연봉은 사실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연차가 올라갈수록 각자가 받는 연봉의 차이는 능력에 비례하여 멀어질 테니까요. 사람인이나 잡코리아, 잡플래닛 등에서 보이는 초봉/평균 연봉/평가 등은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에서 좋은 대우를 받는 사람들의 정보는 구직 사이트에 정보가 전달되지 않거든요.
지금 내가 받을 초봉 말고 1년 뒤 연봉 인상률, 최근 3년 동안의 인센티브나 상여금의 지급률, 대리급의 평균 연봉, 과장급의 최고 연봉 등을 물어보세요. 잘 알려주지 않을 가능성도 크지만 직위가 올라갈수록 잘 받는 사람과 못 받는 사람의 갭이 얼마나 커지는지, 일 잘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좋은 대우를 특별하게 해주는 회사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을 잘하면 남들보다 좋은 대우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회사라면 끊임없이 자극받고 보람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남보다 열심히 일하긴 싫고 최대한 많이 받고 싶은 사람이라면 평균 연봉만 주시하세요;;
이 모든 것들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많은 후배들이 지금까지 고민을 털어놓곤 했습니다. 물론 잘 들어주고 할 수 있는 말은 해주려고 노력했지만 고민을 털어놓는 후배들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런 친구들은 저에게만 고민을 상담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여러 사람들에게 다 물어봅니다. 본인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생각을 정리하여 의사결정을 미루곤 합니다.
물론 우리의 직장 생활에서 1~2년 중요합니다. 특히 사회생활의 초반일수록 중요하겠죠. 하지만 역으로 그 1~2년은 우리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닌 '찰나'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하고 좋은 사람의 훌륭한 조언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지는 그냥 남 이야기일뿐입니다. 실패하는 것이 두려운 사람에게는 계속 소극적인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1~2년 동안 나의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 커리어를 쌓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력이나 연봉 모두 새로 시작하더라도 금방 따라잡을 수 있는 짧은 시간입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자신감이 점점 떨어집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존심만 높아져서 내 자존감이 무너지게 만드는 일이나 말을 듣기 조차 싫어지고 회피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단 시작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많이 엎어지고 깨질 수도 있지만 그런 경험들을 통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정보가 됩니다.
내게 맞는 직장을 찾는 일, 한 번에 안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게 맞는 직장을 찾지 못하고 있고요. 하지만 몇 번 이직을 경험하면 나의 장점과 나의 단점,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조금씩 더 명확해지고 잘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전 주니어 시절에 빨리 큰돈을 벌고 싶어서 나름 많은 연봉을 받고 다른 업종의 벤처로 이직한 적이 있었습니다. 믿지 않는 사주까지 보면서 말이죠. 그때 제가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부분은 '실패한다면 눈 딱 감고 돌아오자'였습니다. 그 회사는 월급을 못줄 정도로 망가지고 전 미련 때문에 돈도 받지 못하고 10개월을 더 일했지만 겨우겨우 스스로에게 했던 약속이 생각나서 이전 업계로 돌아왔습니다. 물론 경력과 연봉을 다시 리셋하고 돌아왔죠.
그때의 경험이 아직도 도움이 됩니다. 그때 배운일들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찰나'였던 동시에 소중한 '찰나'였던 것 같습니다. 일단 시작해보세요.
너무 어려운 취업, 이직 조언
앞서 말한 것처럼 직장을 선택하는 것처럼 누군가의 삶 속의 선택에 대한 조언은 정말 조심스럽습니다. 직장도 옮고 그름이 아닌 모두 각자의 기준에 의한 선택일 뿐이니까요.
하지만 아끼는 후배에게는 꼰대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