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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자룡 Sep 28. 2023

코어 근육 키우듯
글쓰기 연마하기

87년생인 내가 어렸을 때 만화가 귀했다. 스마트폰이나 넷플릭스도 없으니 못 보면 끝이었다. TV에서 방영하는 만화를 한 번 놓치면, 언제 다시 볼지 기약도 없었다. 학원은 땡땡이 치더라도, 만화는 본방사수를 하고 싶었다. 어린 소년에게는 야속한 세상이었다. 어쨌든 당시에 그랑죠란 만화가 있었다. 주인공 장민호는 그랑죠라는 로봇을 다룬다. 주인공에게 위기가 찾아오면, 웅장한 BGM과 함께 로봇을 불러낸다. 일당백으로 온갖 적들을 물리친다. 



하지만 끝판왕에게 가까워질수록 적들은 점점 악랄하고 강해진다. 감당할 수 없는 강력한 악당들이 주인공 일당을 코너로 몰아넣는다. 이 때 로봇물의 클리셰가 등장한다. 바로 합체다. 여러 기체가 하나로 뭉쳐서 웅장한 모습을 자아낸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합체신을 보면, 어마어마한 강적이 쓰러지고 지구가 안전해질 거란 안도감이 든다. 로봇물 특성상 언제나 ‘코어 로봇’이 있다. 코어 로봇을 중심으로 팔, 다리 역할을 하는 기체가 붙어서 슈퍼 울트라 강력한 존재가 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전형적인 코어 스킬이다. 글쓰기 하나만 마스터해도 모든 영리활동을 할 수 있다. 뛰어난 글쓰기 능력과 다른 역량이 결합되면 무한대로 발전할 수 있다. 내가 존경하는 <원피스>의 작가 오다에이치로는 모든 이야기는 한 장의 낙서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모든 출발은 글쓰기에서 시작된다. 무엇이든 중심이 흔들리면, 전체가 불안해지듯, 코어 기술부터 견고하게 강화 시켜야 한다. 



그렇다면 글쓰기는 어떻게 발전하는가? 글과 사진이 결합되면 인스타그램을 키울 수 있다. 글과 영상이 더해지면 유튜브를 만들 수 있다. 글과 말이 결합되면 강의를 할 수 있다. 글을 누적하면 책이 된다. 이렇듯 글은 그 자체로 힘이 있지만, 목적에 맞게 이합집산할 때 더욱 강력해진다.



내가 글쓰기로 했던 다양한 활동을 설명해보겠다. 2020년 8월부터 12월까지 중국 비리비리란 플랫폼에 영상 188편을 업로드했다. 중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다녔기에, K-POP 소식을 알려주는 한국용오빠라는 컨셉으로 영상을 찍었다. 중국은 유튜브를 보지 못하게 막아 놓았기에, 중국에서 가장 핫한 유튜브와 유사한 플랫폼에 영상을 올렸다. 몇 가지를 예를 들면, 여자아이들의 중국 멤버 송우기가 한국에 온갖 예능에 출연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었다. 



중국 출신 아이돌 답지 않게 한국 말도 준수하게 구사했다. 붙임성도 뛰어나서 한국에서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개인 이름을 내건 예능도 찍을 정도였다. 그래서 중국인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송우기가 한국에서 예능 블루칩이 된 이유’라는 영상을 제작했다. 4분 정도 나 혼자 중국어로 이야기하는 영상이었는데, 조회수가 27만회 가까이 나왔다. 그리고 한국 용오빠와 에스파 <블랙맘바>의 비밀을 파헤쳐보자는 주제의 음악 분석 영상을 3분 정도 만들어서 11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당시 작업 프로세스는 이랬다. 한국 유명 스타, 아이돌 이야기를 다루는 사이트를 저장해두고, 시간을 정해서 정보를 취합한다. 쓸만한 주제가 선정되면 중국어로 전체 대본을 작성했다. 퇴고를 거치고 인쇄해서 외워서 영상을 찍었다. 1편을 기획하고 촬영, 편집까지 3~4시간 정도 소모되었다. 이렇게 글쓰기를 기반으로 영상을 제작했고 몇 달 동안 약 6,000명 구독자와 총 조회수 500만을 만들 수 있었다. 



전 직장에 있을 때는 약 9개월 동안 매주 평균 5편의 유튜브 대본을 작성했다. 그 중 4편은 1,500자 이상으로 구성했다. 국내 최고 실력자의 입을 대신하는 작업이라, 공부를 게을리할 수 없었다. 누가 나한테 강요한 것은 아니었지만, 몇 달 동안 100권이 넘는 책을 보면서 지식 수준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 역시 문해력과 글쓰기 바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글쓰기 실력을 갖췄기에, 다른 사람과 협업도 할 수 있었다. 



마케팅 회사에 일할 때도 마찬가지다. 블로그 글을 쓸 때는 보통 상위노출을 염두에 둔다. 온갖 툴을 활용해서 최적의 키워드를 찾고, 알맞게 글 속에 배치한다. 가독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적절하게 사진을 삽입하면 글 한 편이 뚝딱 완성이다. 3편 글이 연속해서 상위노출 된 적도 있다. 글쓰기라는 코어 기술이 있으면, 나만의 프로젝트는 물론이고, 다른 사람과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다.



또한 퍼스널 브랜딩 과정을 통해서, 글쓰기나 컨텐츠 제작을 처음 접한 분들도 도와주고 있다. 사람들이 글쓰기 하지 않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다. 글을 왜 써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다. 둘째,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 셋째,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을 모른다. 나는 이 3가지를 중점적으로 파고들며, 사람들이 누구나 글쓰기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인도한다. 열정을 갖고 반복해서 쓰면 글쓰기 실력은 반드시 늘어난다. 



추가적으로 몇 분과는 책쓰기도 함께 하고 있다. 제목 설정, 목차 선별, 내용 작성까지 모든 과정에서 내가 가진 글쓰기 역량과 책에 대한 이해도를 전수하고 있다. 이미 진도가 많이 나간 분들이 있다. 이렇게 글쓰기와 티칭을 결합하면 코치로서의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나는 올해로 헬스를 3년 이상 꾸준히 하고 있다. 헬스를 좋아하는 사람은 다 아는 3대 운동이 있다. 데드리프트, 스쿼트, 벤치프레스다. 이 3가지 운동이 좋은 이유는 첫째, 복합관절운동으로 더 많은 근육을 자극한다. 둘째, 고중량을 다룸으로써 남성호르몬을 자극한다. 말 그대로 운동의 기본기다. 한 분야를 통달하기 위해서는 기본, 핵심부터 익혀야 한다. 글쓰기는 코어 기술이다. 다른 기술과 결합될 때 무한대의 가치를 지닐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을 끝까지 보면서 글쓰기란 모든 컨텐츠의 기본을 철저하게 익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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