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력은 무섭고 내 몸은 무겁다
작년 11월 폴댄스를 시작한 이후 내 머릿속에는 줄곧 폴댄스에 대한 생각이 가득했다. 어깨통증으로 인해 두 달 정도를 쉬어야 했던 기간을 제외하면 매주 두 번에서 세 번씩 폴을 타러 다녔다. 그 결과 내 실력은 꽤 늘었다. 처음에는 어렵기만 했던 클라임은 이제 척척 해내고, 주리를 틀듯 아팠던 폴싯쯤은 이제 편안하게 해낸다. 그러면서 이제 나는 새로운 도전에 부딪혔다. 그것은 바로 인버트.
첫 번째 시도는 예상대로 어려웠다. 머리가 바닥에 떨어질 것 같았고, 그 공포 때문에 상체에 힘이 가득 실려 제대로 매달리지를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포기할 마음은 없었다. 폴댄스를 시작할 때부터 인버트 이상의 동작들을 해내는 것을 목표로 했기에, 이를 달성하려는 결심이 컸다. 뭐, 그 결과는, 이런 글을 쓸 수 있게 된 것이고 그것은 내가 인버트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학원에 갈 때마다 선생님의 조언을 들으면서 연습을 했고, 다리를 공중으로 차 보기를 여러 번 시도했었다. 그러다 어느 날, 허벅지와 무릎 안쪽으로 폴을 조여 마침내 인버트를 성공시켰을 때의 그 쾌감이란 어찌나 크던지... 그래, 이 맛에 내가 폴을 하는 것이지.
폴댄스에서 입문과 초급 단계에서 클라임이 기본이라면, 중급에서의 기본은 인버트다. 그러므로 무서워도 극복해야 했다. 나는 선천적으로 겁이 많은 편이지만, 거꾸로 매달리는 이 인버트는 물리적인 고통보다도 심리적으로 극복해야 할 벽이 두터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폴댄스를 하며 깨달은 점은 내가 이 어려움을 극복할 때마다 마음이 튼튼해지고,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진다는 것.
그래서 앞으로도 인스타그램 폴다이어리와 브런치 연재를 통해 폴댄스 도전기를 꾸준히 기록할 것이다. 중력은 무겁고, 내 몸은 더 무겁다. 하지만 나는 중력을 이기고 언젠가 폴 위에서 자유자재로 훨훨, 나비처럼 날아다니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