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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진영 Jul 12. 2024

전국에서 맛보는 불고기


돼지불고기, 기사식당의 영원한 베스트 셀러 메뉴가 돼지불백이다. 기사식당이 아니더라도 여행길이나 출장길에 맛나는 돼지불고기는 거절하기 힘들다. 돼지 앞다리나 뒷다리 등을 고추장, 간장 양념해서 굽는 것이 핵심.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위를 사용하기에 가격과 맛 모두를 만족할 수 있는 메뉴다. 양념하는 메뉴에 비싼 목살이나 삼겹살을 굳이 고집할 필요가 없다. 흑돼지를 사용하는 때도 있으나 그와 상관없이 불맛이 내는 강렬한 유혹은 말로 표현할 필요가 없다. 밥 도둑계의 전설의 전과 18범이 바로 돼지불고기다. 전국을 다니면 골목마다 돼지불고기를 파는 식당이 물려 있다. 때로는 따로 혼자 있는 예도 있지만 몰려서 사람을 끄는 지역이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있다. 


김천 지례

지례는 예전부터 흑돼지로 유명한 동네다. 지례면 중심가에는 흑돼지를 파는 곳이 모여 있다. 조선의 흑돼지는 작았다. 작았기에 1900년도에 버크셔나 커다란 만주 흑돼지를 들여와 개량했다. 지금의 흑돼지 조상은 개량을 통해 몸집이 커졌다. 그럼에도 흑돼지의 특성이 있어 기름이 많다. 흔히 비계라고 하는 부분은 물컹한 식감이라고 생각하기에 십상이다. 흑돼지의 비계는 백돼지에 비해 단단해 씹는 맛이 좋다. 이러한 흑돼지를 가지고 숯불구이를 하는 곳이 여기다. 초벌한 것을 내와 자리에서 구워 먹는다. 소금구이도 있지만 대부분 양념구이를 주문한다. 


김천 배신면

김천에서 상주로 가는 59번 지방국도변의 작은 면 소재지 배신. 배신하지 않는 돼지불고기를 파는 식당이 여럿 모여 있다. 김천은 남쪽에는 지례 불고기가 있다면 북쪽은 배신 불고기가 있다. 얇게 썬 돼지고기를 소금 또는 양념구이 해서 나온다. 한 접시 단위로 팔기에 혼밥도 문제가 없다. 소금구이는 짠맛이 제대로 베여 밥을 부른다. 양념은 익히 알고 있는 ‘단짠매’의 맛. 달고 짜고 매운맛의 조화가 좋다. 


봉화 봉성면

봉화에서 영양으로 가는 길 중간에 봉송면을 지난다. 지나는 이가 간혹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차를 멈추기도 한다. 아니 부러 찾아가기도 한다. 맛있는 냄새의 정체는 돼지불고기. 소나무 숯과 솔잎을 이용해 소나무 향이 물씬한 돼지불고기를 내는 식당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여기 또한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둘 사이에서 쉽게 결정하기 힘들다. 


고령 시장 석쇠불고기

돼지불고기를 파는 곳이 시장에 여럿이 몰려 있다. 혼밥도 가능한 백반이 있다. 구워서 나오고 따로 고체연료 화로에 나와 먹을 때까지 따듯하게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실 식은 고기는 지방이 굳기에 나중에 먹는 고기는 조금 단단하다. 식당마다 내는 방법이 똑같지는 않다. 


달성 수록장 염소 불고기

메뉴에 돼지불고기도 있지만 여기는 염소 불고기가 맛있다. 염소는 쉽게 먹기 힘든 식재료. 대부분 건강원에서 진액으로 추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전용 도축장에서 잡은 염소로 다양한 음식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잘 모른다. 보통은 전골이나 탕이 주지만 불고기로 만들었을 때 돼지고기와 다른 식감과 맛으로 즐길 수도 있다. 외형적으로는 간장 양념한 소불고기처럼 보인다. 부드러운 식감에 간장 향과 단맛이 매력적이다. 살짝 흑염소 특유의 향이 있으나 이내 사라진다. 흑염소탕과 불고기 중에서 선택하라면 나는 불고기다. 흑염소 불고기는 미리 재워 두지 않는다고 한다. 바로 무치지 않으면 잡내가 나는 특성이 있다고 한다. 대구에서 청도 가는 길 중간에 있다. 



나주 송현불고기

나주로의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메뉴가 바로 불고기다. 보통은 국밥을 많이 찾지만 불고기도 그와 못지않게 인기 있는 메뉴다. 돼지 앞다릿살을 간장 양념해서 연탄불에 구워서 나온다. 과하지 않은 양념이 불을 만나 내는 연기 향의 맛이 좋다. 혼밥 기준으로 판매를 한다. 1인분 주문이 가능한 식당이다. 


이중에서 두 가지를 고르라면 김천 배신면과 현풍의 염소 불고기다. 양념의 단맛이

나와 맞았다. #음식 #음식강연 #음식인문학 #식품MD

https://brunch.co.kr/publish/book/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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