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직군의 이해 (승무, 운송, 정비, 케이터링)
내가 처음 항공사에 관심을 가졌을 때는 솔직히 말하면 철저한 준비보다는 막연한 동경이 출발점이었다.
직원들의 깔끔한 유니폼과 밝은 미소, 유창한 외국어, 공항과 항공기라는 첨단의 공간과 장비는 젊은 나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공항에 발을 들이고 직접 일을 해보니 정말 다양한 직군과 경력의 동료들이 있었다. 중고생들이 진로를 고민함에 있어 이런 정보들이 많이 부족한데, 나는 대학교보다 대학교 이후의 목표 설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딱 하나만 정할 수는 없겠지만, 다양한 직군들의 이야기나 정보를 듣다 보면 그 정보들이 무의식 속 자신의 정보 그물망 속에 얽혀 있다가 나중에 '빵~' 하고 터질 수도 있다.
항공사에는 다양한 업무와 직군이 있다. 기업이라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업무도 있고, 항공사 특유의 업무도 있다. 사실 처음에는 항공사에 있는 모든 직군들에 대한 글을 쓰려고 다짐했으나, 글이 너무 길어져 장소를 공항으로 한정하였다.
승무원
승무원은 운항승무원과 객실 승무원으로 나뉜다. 일반인들의 표현으로 바꾸자면 운항승무원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Pilot(기장)이고, 객실 승무원은 Stweardess(남자는 stweard)이다. 많은 사람들이 (여자) 승무원을 Stweardess라고 칭하는데, 이보다는 성 중립적 표현인 "(객실) 승무원 (Flight attendan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운항 승무원은 공군에서 민간항공사로 전향한 조종사와 일반인이 민간항공기 조종사 자격을 취득하여 항공사에 입사한 조종사로 나뉜다. 이들이 처음부터 기장이 되는 것은 아니고, 비행시간 및 특정 요건들을 수료하여 부기장(First Officer)에서 기장(Captain)으로 승격을 하게 된다. 일반직인 나의 동료 중에도 조종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회사를 그만둔 후 자격을 취득하여 항공사에 다시 입사한 동기가 있다. (참고로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들었지만, 그만큼 연봉이 보장되니 조금은 부럽기도 하다.)
객실 승무원은 Cabin Manager(Purser, 사무장)와 Cabin Crew로 나뉜다. 사실 승무원의 가장 큰 업무는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일이다. 탑승 시 항공기 입구에서 승무원이 탑승권을 확인하는 것은 항공 보안법상 필수 업무이고, 비상구열 좌석 주의사항 안내 및 구명조끼 착용 등의 안내 시연 등도 그러한 맥락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 얼마 전에 모항공사에서 론칭한 젠더리스 유니폼(Genderless uniform)은 승무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활동성과 성평등성(Gender equality)에 좋은 본보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여객운송 직원
여객 운송에는 수속, 발권, 탑승, 도착 담당 직원 등이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항공사 소속의 지점장 및 총괄 매니저를 배치하고, 현장의 운송 직원은 항공사 자회사 또는 여객운송 조업 전문 회사와 계약을 맺어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속 직원은 탑승권 발급 및 수하물 수속, 장애인 등 특수 손님 안내, 항공기 비정상 운항시 고객 응대 등의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
발권 직원은 항공권 결제 및 여정 변경, 초과 수하물 결제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항공사 자체 업무 절차 또는 공항 구조에 따라 별도의 발권 카운터를 유지하는 항공사도 있으며 그렇지 못한 곳도 있다. 간혹 수속과 발권이 헷갈릴 때가 있는데 국제선 기준으로 수속(check-in)은 '표 받는 것', 발권(ticketing)은 '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탑승 직원은 손님들의 탑승 관리를 담당하며 손님이 탑승구에 노쇼할 경우 항공기 미탑승 처리를 위한 수하물 하기 탑승구 마감 업무를 담당한다. 손님이 탑승을 마감하면 기내서류 (승무원 명단, 승객명부등)를 캐빈매니저에게 전달하고 항공기 문을 닫는다.
도착 직원은 손님들의 수하물이 아무런 사고 없이 잘 찾아가도록 관리하며, 가방이 파손되었거나 미도착했을 경우 관련 신고서를 접수받고 처리한다.
추가로 항공사에 따라 라운지를 운영할 경우, 라운지 담당 직원도 있다.
요즘은 핸드폰 또는 공항에 배치된 기계를 통한 '셀프체크인 서비스'의 보편화로 비대면 서비스가 증가하고 있어, 여객 운송직원의 수가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배치가 된다. 향후 기술이 조금 더 고도화되면 완전 무인화도 가능하겠지만,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유인 카운터는 지속적으로 운영이 필요하다. 손님들이 자동화 서비스를 이용하면 카운터 혼잡도는 줄어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디지털 소외계층 등을 포함한 대고객 인적 서비스 제공에 여유가 생긴다. 이것을 자신만의 특화서비스로 발전 시키면 좋겠지만, 기업의 원가 절감은 많은 고민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얼마 전 대한항공이 저비용 항공사들처럼 발권 수수료를 받겠다고 전면에 나선 이상, 곧 수속 (종이 탑승권 발급) 수수료도 생기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이미 제주항공은 수속 수수료 3,000원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으로 늘어난 비대면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온라인 서비스 확대를 통한 업무 생산성 제고를 위해 수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 손님에게 돈을 받아서 업무 생산성을 제고하겠다는 이야기는 회사 내부에서 논의할 부분인데, 유상 서비스의 정당성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정비사
항공사에서 정비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 항공기가 도착하면 정비사는 항공기가 재운항에 문제가 없는지 외관 및 장치들을 확인한다. 항공기가 워낙 다양한 전자계통의 기능이 설치된 기계이다 보니 간혹 돌발적인 정비사항이 발생하여 항공기가 지연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많은 손님들이 안전을 위한 조치에는 이해를 하는 편이다. 사실 손님들이 불만이 크다고 해서 정비사항을 무시하고 항공기를 운항할 경우 자칫 대형 사고로 귀결될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에서도 이런 부분은 항공사에게 면책사항으로 인정을 해주고 있다. 다만 항공사는 지연이 되었을 경우 손님에게 적절한 안내(지연 시간, 대체편등)가 필요하고, 면책사항일지라도 자체 프로세스에 따른 기민한 맞춤형 고객 서비스 제공의 판단이 필요하다.
케이터링 직원
항공기에는 출발 전 면세품, 기내식, 음료, 기내용품 등이 탑재가 되어야 한다. 항공기에 탑재되는 모든 물품은 이쑤시개 하나라도 세관에 신고가 되어야 한다. 기내 탑재 용품은 항공기 갤리용 카트에 실려 탑재가 되는데, 항공기 탑승을 대기하다 보면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특수 차량(Catering vehicle)이 항공기에 붙어 카트를 싣고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출처 : Independent.ng
** 출처 : thepointsguy.com
이상으로 비행기와 공항에서 일하는 항공사 직원들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해 보았다. 비행기가 뜨기 위해서는 정부기관, 공항운영자, 지상조업사, 공항 상주기관 등 많은 이들의 노력과 협업이 필요하다. 지금도 안전한 항공기 운항을 위해서 고군분투 중인 공항 현장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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