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 겨울색은 주황 빛깔이다.
스칸디나비아의 겨울보다 제주도의 겨울이 더 매혹적인 것은 감귤 때문이 아닐까. 이맘때부터 제주도에는 제주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귤이 본격적으로 출하되기 시작되기 시작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 농업기술센터에서 열리는 제주감귤박람회 2018이 열리고 있는 이때에 제주의 한 감귤농가를 찾아가 보았다. 귤을 수없이 사보고 먹어본 적이 있지만 감귤농가의 속으로 들어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제주도는 초등학교 자체도 남달라 보인다. 이번에 찾아간 감귤농장은 영평초등학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지금은 관광산업을 제외하고 제주도에서 중요한 수입원이기도 한 귤은 오래전부터 제주도에서 재배되었다. 476년(백제 문주왕 2) 탐라국에서 공물을 받았다는 기록이 탐라지에 실려 있는데 기록으로는 처음이다.
역시 제주도에서는 흔하다는 돌담길 안쪽으로 걸어서 들어가 본다. 감귤류의 원생 지는 동부 아라비아로부터 동쪽으로 필리핀까지, 히말라야 산맥으로부터 남쪽으로 인도네시아와 호주에 이른다고 하는데 감귤 속·금감 속·탱자나무 속에 속하는 각 종 및 이들 3 속에서 파생되어 온 품종 중 낮은 온도에 가장 잘 견디며 제주에서도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귤나무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귤의 대표종이다.
항상 제주도에 오면 동부시장에서 프리미엄급 귤을 가지고 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섭취하는 귤을 만나기 위해 찾아왔다. 제주를 대표하는 과실인 감귤을 주제로 열리는 박람회는 지난 2013년에 처음 시작으로 가치 재발견을 위한 나아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감귤의 수확이 시작되기 시작하면 농장에서는 귤을 따기 위한 사람들을 모집하는데 초보자는 일당을 기준으로 80,000원부터 숙련자는 100,000원을 넘기도 하지만 많은 대학생들이 제주에서 머묾을 하기 위해 겨울 방학 내내 귤 농장에서 일한다고 한다.
한 세대 전만 해도 귤은 아무나 먹을 수 없었던 귤이 지금은 누구나 쉽게 많이 먹어도 부담 없는 과일이다. 일하고 받아야 할 쌀을 받지 못해 군대가 일어났던 임오군란이 있었던 그 시기에 이 땅에서는 관리의 수탈이 심했다. 세정이 문란해지고 관리의 수탈이 심해지자 종자가 좋았던 제주 귤은 나무를 자르고 뽑아버리는 등 자취를 감추면서 좋은 품종은 사라졌다고 한다. 그리고 일제강점기에 다시 시작된 귤 재배는 일본으로 가져간 굴을 개량하여 들여온 온주밀감이라고 한다.
“가슴에 기가 뭉친 것을 풀리게 하고 입맛이 당기게 하며 소화를 잘 시키고 이질을 멎게 한다. 구역질을 멈추게 하며 대소변을 잘 보게 한다. 또 가래를 삭여주고 기침을 낫게 한다” - 동의보감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귤을 골라서 따기 시작했다. 한 바구니에서 따서 모은 것을 다 가져갈 수 있다고 하는데 역시 먹는 것보다 따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는 잎이 있는 감귤나무의 꽃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달린다고 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바구니에 감귤이 그득하게 담겼다. 생각 외로 한 바구니를 채우는 것은 어렵지가 않았다. 제주의 가을은 주황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옛날부터 왠지는 모르겠지만 주황색이 좋았다. 따뜻하면서도 자유분방하고, 즐거운 이미지를 주는 색인 주황색은 대표적인 음식의 색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