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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31. 2020

선사인의 눈

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선사인들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을까. 현대인들은 선사인들의 삶을 살피기 위해 오래된 유적을 발굴하고 동굴에 그려진 벽화의 의미를 파악하려고 하고 때론 오래된 유골에서 그들의 생각을 읽어보려고 한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바뀐 것을 제외하고 선사인과 현대인들은 그다지 달라진 것이 없을 수도 있다. 적어도 예술을 지향하며 풍요로운 인생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사회의 바깥이 아니라 사회 안에서 살면서 어린 왕자가 여우도, 정원에 핀 장미꽃과 비행사까지 변화시켰던 것처럼 말이다.  

한반도에서 대표적인 선사인의 흔적은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남아 있다. 울산 대곡리에 가면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데 바위그림으로 자연 암면에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그림의 일종이다. 입지상 동굴벽화와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 선사미술은 인간이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 시대의 모든 미술 작품을 의미한다. 자연 절벽이나 바위, 동굴 벽등에 그려진 것으로 반구대 암각화가 바로 그런 미술이다. 

오래된 것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방사성 탄소와 칼륨-아르곤 연대측정법이나 아미노산의 개수와 그 동물이 분기된 후 흐른 시간이 비례하는 것의 분자시계를 통해 두 동물군이 분기된 시간을 측정해낼 수 있다. 전 지구를 지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호미닌 종이 지구를 지배한 것은 불과 3만 년에 동안이었다. 오늘날 현대인에는 호모 속 이외에도 6속(아르디피케쿠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케냔트로푸스, 오로린, 파란트로푸스, 사헬란트로푸스)이 있으며 그 외에도 12종 이상의 유효종이 존재한다.

반구대 암각화에는 고래, 호랑이, 사슴, 거북, 사람 등의 형상과  사냥과 고래잡이 모습 등이 새겨져 있다. 고고학적인 자료에 의하면 반구대 암각화는 약 7,000년에서 3,500년 사이의 간석기 시대에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구대 암각화를 만나러 가는 길목에는 굽이쳐 도는 계곡물과 절벽의 다양한 모습들이 존재한다. 


울주군의 반구대 암각화와 거리가 먼 곳에 자리한 러시아의 북서부의 백해에도 선사시대의 암각화가 있으며 베 소비, 슬레디키 북쪽 암각화에는 370여 개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엘크, 사슴, 벨루가, 백조, 사람 등의 발자국이 남겨져 있다.  생업을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고 하는 것은 사람만이 가지는 유일한 재능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통하는 과정에서 상대를 이해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인데 선사인들은 시간을 투자하여 그들의 삶을 현대인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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