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벚꽃 같은 문학

비 내리고 난 후의 옥천 지용문학공원의 색채

다른 사람에게 보기 좋은 것에는 사람들이 관심이 많다. 겉으로 보이는 것들은 쉽게 사람들이 인식하고 구별하기 때문이다. 차별은 때론 그런 겉으로 보이는 것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인식된다. 반면에 내면은 쉽게 보이지 않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내면을 채워주는 것은 문학이기도 하지만 문학을 알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어서 내면을 채워주는 시간은 오래 걸린다. 외부는 경제적인 것으로 쉽게 바꿀 수가 있지만 내면은 경제적인 것으로 채울 수가 없다. 오로지 노력만으로 가능하다.

MG0A4957_resize.JPG

옥천읍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지용문학공원이 있다. 지용문학공원은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봄여행의 카타르시스라는 벚꽃이 남아 있어서 색채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었다.

MG0A4960_resize.JPG

구읍의 명소인 옥천전통문화체험관, 육영수 생가, 옥천향교, 교동저수지, 지용문학공원, 옥주사마소, 정지용 생가를 투어하고 명소들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개인 SNS에 여행 수기를 올리면 기념품을 증정하는 관광 프로그램으로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운영하고 있다.

MG0A4961_resize.JPG

일부 산책로는 현재 공사 중에 있으나 대부분 마무리가 되어 있었다. 세월은 흐르고 세상은 변할 수밖에 없지만, 사람을 읽을 수 없는 공간에 사람다운 삶이 깃들 수는 없을 것이다.

MG0A4963_resize.JPG

우리는 지금 멋진 시와 풍경이 있는 지용문학공원에 있었다. 주변을 잘 찾아보면 벚꽃이 지지 않은 곳들이 있다. 계속 바뀌어가는 풍경 속이지만 여전히 그 속에서 무언가를 찾으려고 애쓰다 보면 새로운 것이 보일 때가 있다.

MG0A4966_resize.JPG

한국과 일본은 벚꽃을 사랑한다는 데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본의 중세이기도 한 무로마치 막부 시대는 사무라이의 전성기였는데 이때 꽃은 벚꽃, 사람은 사무라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었다. 일본서기에서도 이추 천왕이 뱃놀이할 때 술잔에 사쿠라 꽃잎 하나가 떨어진 것을 보고 자신의 궁궐을 사무라노미야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MG0A4968_resize.JPG

걸어서 올라가 보면 지용문학공원에서 이곳이 정상이라고 부를만하다.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옥천의 구읍이 모두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MG0A4969_resize.JPG

벚꽃 잎이 흐드러지게 떨어져 있는 이공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다양한 시선의 변화가 있다.

MG0A4970_resize.JPG

개인적으로 자유로움을 추구한다. 삶은 질서를 만들지만 질서는 삶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화사하지만 나뭇잎이 떨어지고 꽃은 시들게 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한국이라는 나라도 중년기에 접어들어가고 있다. 이제 열매를 만들어야 할 때가 아닐까.

MG0A4975_resize.JPG

비는 내렸지만 그로 인해서 색채가 더욱 진해진다. 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는 나무는 사람이 존재하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MG0A4976_resize.JPG

개인적으로 어려운 고비를 넘긴 후 만난 새로운 풍경, 나무들, 꽃들, 사람들, 생각이 되어 자신에게 되돌아온 생명으로 채색된 다양한 모습들은 돈으로 그런 것들은 살 수가 없다. 꽃이 시들고 나뭇잎이 떨어지고 나면 모든 것이 재구성이 되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다.

MG0A4979_resize.JPG

잘 정비된 곳을 걸어보고 다시 내려가본다.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영향으로 500m 내외의 산지로 둘러싸여 전체적으로 옥천 분지를 이루며, 곳곳에 구릉성 산지가 분포하는 옥천읍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에 벚꽃이 있어 따뜻한 공간에 문학의 힘이 담겨 있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감동해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