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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4. 2024

한 폭의 바다

몽돌소리길에 자리한 설악해수욕장 SURF 9

5월 오후쯤 양양군을 지나가다가 투명해 보이는 바다를 만났다. 흰색의 물감과 짙푸른 파란색 물감으로 그려놓은 곳으로 아직 이르지만 바닷속으로 빠지고 싶은 충동이 느껴지게 만드는 곳이다. 앞으로는 넓은 모래벌판이 길게 펼쳐진 곳에 한 폭의 바다가 놓여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양양군의 물치항으로 가기 전에 자리한 해변은 설악해수욕장 혹은 설악해변이다. 

양양 어디까지 가봤니라는 말을 요즘 자주 하곤 한다. 동해와는 다른 느낌을 가진 곳이며 위쪽으로는 속초가 있지만 전혀 다른 풍광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양양은 여유로움과 역동적인 느낌을 같이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설악해변의 아름다운 해안 경관은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기도 하다. 그냥 아무렇게나 놓여 있는 물건들도 배경과 어울리는 곳이다. 모래밭과 수평선 너머로 티끌 없이 펼쳐지는 풍광고 가끔씩 놓인 바위들이 절경이다. 

서핑의 성지답게 양양의 어떤 해변이나 해수욕장을 가봐도 서핑보드가 놓여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서피비치는 서핑을 테마로 해변을 조성해 연간 70만 명 이상이 찾는 관광명소가 됐으며, 지난 2020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한국관광의 별’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제 어디를 가던지 간에 금연은 기본이다. 양양은 서핑 브랜드 등에서 개최하던 10여 개의 소규모 서핑 대회들을 통합해 ‘양양서핑 페스티벌’을 운영 중이며, 올해도 서핑 대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바다를 보면서 걸어보고 가끔씩 서핑을 하다가 나와서 쉬는 사람들의 모습도 본다. 봄을 깨우는 것을 넘어서서 파도에 몸을 맡겨보기에 좋은 계절이 찾아오고 있다.  

양양에만 해변이 참 많다. 낙산해변, 인구해변, 동호해변, 죽도해변, 설악해변, 정암해변, 남애해변, 물치해변, 갯마을해변, 잔교해변, 광진해변, 동산해변, 38 해변, 원포해변, 나루해변등 열손가락으로 다 세지 못할 정도다. 

누군가는 이곳에서 여름시즌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고 대도시에서는 여름시즌을 맞아서 어디론가 떠나려고 준비 중일 것이다. 누군가는 떠나고 누군가는 맞이해 준다. 

최근 읽은 책중에 여기저기 안 아픈 데 없지만 죽는 건 아냐라는 책이 있었다. 31년생 할머니가 쓴 책이었다. 예측 가능하지만 언제나 낯설기만 한 노화, 질병등은 육체적인 한계이다. 편안할 때도 있고 아플 때도 있는 것이 인생이다. 

시간이 있다면 많은 것을 보는 것이 좋고 체험해 보는 것이 좋고 그것을 넘어서서 즐기는 것은 더 좋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하루하루를 받아들이는 자세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을 발견하는 것은 그것을 잃어버린 다음에나 혹은 잃어버릴 지경에 이르렀을 때이다. 그것을 먼저 알았다면 인생이 더 충만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탁 트인 양양의 설악해변의 모래밭을 파도 보물이 나오지 않을 확률이 높겠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느껴볼 수는 있지 않을까. 


#고맙다양양 #강원특별자치도양양 #양양군 #양양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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