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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5. 2024

꿈은 연필처럼

청주시 동부창고 6동 이벤트홀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

컴퓨터와 노트북, 패드,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요즘 연필로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어딘가 어색해지고 있다. 연필은 목탄 필기구로  그리스어로 ‘쓰다(to write)’라는 의미인 ‘그라페인(graphein)’에서 흑연(graphite)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 일반적으로 연필로 무언가를 쓸 땐 단단함의 기준으로 본다면 HB를 주로 사용한다. 연필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사용하는 기준의 4B를 두고 B, 2B, 3B, 6B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연필심의 단단함을 흑연과 점토의 성분비율에 따라 결정이 된다. B의 숫자가 높을수록 연하다. 

청주의 어린이날 행사는 다른 도시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공연을 감상하고 무언가를 선물로 주는 것보다는 자유롭게 체험하고 머무는 여행의 느낌을 전달한다고 할까. 

청주 동부창고는 1946년에 건립된 옛 청주연초제조창이 있던 곳으로 옛 청주연초제조창은 한 때 3천여 명이 넘는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솔, 라일락, 장미 등 내수용 담배를 연간 100억 개비를 생산하던 곳을 문화공간으로 바꾸어놓은 곳이다. 

담배의 모양과 연필의 모양을 어떻게 보면 비슷해 보인다. 수많은 담배를 생산하던 곳에 문화를 의미하는 연필로 바꾸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할까. 사랑은 연필로 쓰는 것이 아니라 꿈은 연필로 쓰는 것이 필요한 요즘이다. 

 102회 어린이날인 5일 충북 청주 곳곳에서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어린이날 행사가 열렸다. 청주시의 모든 곳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청주 동부창고에선 예술체험과 새활용 자율놀이, 창고 피크닉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어린이날 아이가 원하는 곳을 찾아서 가는 것도 좋다. 이곳은 그냥 편하게 쉬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는 것으로 가볍게 체험해 볼 수가 있다. 

동부창고를 거점으로 운영하는 ‘동·창·생’은 동부창고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생활문화동호회를 의미한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동창생은 생활체육 분야를 제외한 연극·DJ·댄스·음악 등 공연예술 분야, 드로잉·사진·공예 등 시각예술 분야, 요리·문학·생태 등 ‘기타 분야’다.

동부창고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체험을 일정금액을 내고 할 수가 있다. 그냥 가져온 먹거리를 준비된 천막 안에서 먹으면서 뛰어도 좋고 나오는 음악에 오래간만에 쉼을 청해보아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려준다던가 다양한 체험을 하는 것은 정서발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사람도 연필심의 단단하기에 따라 HB, B, 2B 등으로 정해지는 것처럼 때에 따라서는 단단한 것으로 흐리게 그려보기도 하고 빨리 채워야 할 때는 연하지만 진한 심으로 채울 때도 필요하다. 

무언가를 기록하기 위한 방법으로 현대인들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록을 할 수 있는 도구가 만들어진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1564년 잉글랜드의 국립공원인 ‘레이크 디스트릭트(Lake District)’ 근처 케즈윅(Keswick)에서 흡수성이 적어 필기구로 사용할 수 있는 탄소 물질인 흑연을 보유한 탄광이 발견되면서 연필에 대한 공급과 수요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시대가 바뀌게 되면 산업의 형태도 바뀌고 중요하게 생가하는 가치도 달라지게 된다. 

청주 동부창고에서 캠프닉을 하는 것처럼 어떤 공간을 표현할 때 보타닉이라는 것이 요즘 많이 등장하고 있다. 보타닉가든은 산책이자 조깅 같은 가벼운 운동이 가능한 커다란 정원을 의미한다. 

102회를 맞이하는 어린이날도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최초의 어린이날을 맞이했던 사람 중 지금도 생존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녹색에서 평온함을 느끼며 마치 자신의 온실과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래서 식물과 관련된 공간을 사람들이 찾아다니는 것이다.  

앞에 다이어리가 있다면 연필로 위시리스트를 써보는 것도 좋다. 아이들에게 어떤 꿈을 꾸게 할 것인지 그리고 지워도 되고 때론 그냥 형태로만 남겨도 좋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 

연필도 여러 가지가 있듯이 어떤 꿈은 스케치만 할 때도 있고 어떤 꿈은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드러내며 그 모습을 모두 그려야 할 때도 있다.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해볼 수 있게 해 준 청주의 동부창고에서 다양한 강도의 연필처럼 꿈을 그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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