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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6. 2024

나 때는 곶감라테

바이올린 연주가 어울리는 계룡시의 향담 CAFE

수백만 년 전에 개인의 생존은 사회적 신호, 특히 표정이나 몸짓을 빨리 읽느냐 못 읽느냐에 달려 있었다. 호모 루덴스라는 표현은 놀이하는 인간이라는 의미다. 위험이 내포하는 사회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람들은 많은 경쟁이나 스트레스에 노출이 되고 있다. 거울뉴런의 발견으로 우리의 뇌가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해 왔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거울 뉴런은 한 사람에게서 남의 행동, 생각, 기분을 모방하는 진화적 성향을 이끌어내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카페에서 인기 있는 음료 중에 라테는 뜨거운 우유를 탄 에스프로세 커피를 의미한다. 자신이 살았던 시대상을 말하는 나때를 언급할 때 라테가 등장하기도 한다. 그만큼 나이 드신 분들의 음료의 대명사이기도 했다. 

계룡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자리한 이 카페에서 독특한 음료는 곶감으로 만든 라테다. 달콤한 곶감이 들어간 부드러운 라테에 바삭한 식감이 가미된 곶감라테는 매력이 있다. 

현대사회는 더없이 치열한 사회이기도 하다. 요즘의 학생들을 보면 행복과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행복이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못 느끼고 자란 사람들이 과연 아이였을 때의 행복감을 전달해 줄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음료를 주문하고 나서 5월이니만큼 야외의 풍경을 보기 위해 정원으로 나가본다.  5월의 어느 날 어울리는 음악은 3악장 론도- 알레그레토다. 모차르트 시대에 클라리넷은 비교적 새로운 악기였지만, 모차르트는 이 악기 특유의 감미롭고 표현력 있는 음색에 매료되었다고 한다. 

카페에 가면 곳곳에 자리한 소품을 보는 재미가 있다. 작은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은 큰 것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색채를 볼 수가 없다.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는 것 자체는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진정한 정원가란 꽃을 가꾸는 사람이 아니라 흙을 가꾸는 사람이다. 흙을 모른다면 꽃도 없고 나무도 없다. 흙 속에 무엇이 깃들어 있는지를 모르는 게으른 사람들은 식물을 키우기란 어렵다. 

언제부터인가 땅을 보면 꽃도 보지만 땅에 있는 흙을 바라본다. 흙이 어떤 것이 담겨 있는지 살펴본다. 어떤 흙은 다양한 생명체가 자라날 수 있지만 어떤 흙은 그냥 무채색의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꽃을 보지만 그 꽃이 자라나는 흙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땅에 앉아서 흙을 만져보고 이렇게 좋은 부엽토가 있다니 하면서 따스한 흙덩어리를 부스러뜨리고 토닥여주기도 한다. 

봄에 피어나는 유채꽃도 있고 작은 풀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흙에 관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흙을 아는 사람이야 말로 무엇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을 알 수가 있다. 

물을 흠뻑 머금은 흙에서는 싱그러운 냄새가 퍼져 나가고 물을 머금은 나뭇잎들은 짙은 초롯빛으로 물들어 경쾌하게 반짝이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렇게 정원을 돌아보고 오는 길에 우연하게 조각상을 하나 보게 되었다. 새침한 표정의 소녀가 연주하는 음악은 우아함과 형식미 속에 춤추는 활기차고 열정 어린 메시지로 여러분이 어디에 있던 하루가 봄의 환희로 가득 차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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