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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6. 2024

탐욕의 모비딕

검은 황금이라는 석유 발견으로 모든 것이 바뀌어버린 세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모든 것이 바뀌는 지점이 오는데 그건 석유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 시점에서 만약 석유가 나온다고 해도 10년~20년 뒤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거나 경제성이 없어서 의미 없는 물질이 될 수가 있다. 전 세계에 남아 있는 천연자원 중에 19세기 20세기에 사라져 버린 것이 새똥들이 쌓여서 만들었던 바예스타스 섬은 질소와 인이 듬뿍 들어가 있는 새똥으로 인해 구아노 속의 질소가 식량을 재배하는데 큰 역할을 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독일의 화학자가 질소를 화학적으로 합성하게 되면서 수요가 확 줄어들었다. 


고래 기름을 고래경을 사용해 경유(鯨油)라고 부른다. 한국 사람들이야 부산 울산등에서 가끔 잡히는 고래고기로 익숙하지만 고래는 기름이 최고의 상품이었다. 램프를 밝히고 양초, 비누, 피부 미용유, 윤활유등으로 고래기름만 한 것이 없었다. 석유가 발견되어 그것을 정제하는 기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고래 기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런 시대환경을 그린 작품이 모비딕으로 영화로는 하트 오브 씨라는 작품으로 만들어진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미국에서 석유가 발견되었다. 검은색의 찐득찐득한 그 물질은 신기했지만 활용할 수가 없었다. 

석유화학이 발달하면서 석유를 분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기름 중에 경유와 등유가 나오고 휘발유도 나왔는데 사실 당시에는 휘발유는 그냥 버려지는 기름이었다. 그냥 놔두면 휘발되어서 날아가버리는 바람에 그 기름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기도 했다. 등유는 말 그대로 등을 밝히기에 적합해서 등유라고 불렀다. 석유를 정제하면 등유가 만들어지고 맥주를 증류해서 위스키가 만들어지듯이 원유를 상압으로 증류하면 가벼운 기름이라는 이름의 경유가 만들어진다. 즉 고래경이 아니라 가벼울 경이다. 


그렇게 쏟아져 나온 기름을 보관할만한 것이 부족했던 사람들은 흔하게 볼 수 있는 오크통인 나무 술통에 석유를 담기 시작했다. 당시 술통 크기는 균일하지 않았는데 이는 서로 다툼의 소지가 되었다. 그래서 1872년 원유개발업자들이 모여서 하나의 나무술통에는  3.785411784리터가 들어가는 1갤런을 기준으로 42갤런이 들어가는 것을 1배럴이라고 하기로 했다. 배럴은 물이 든 양동이를 뜻하는 라틴어 ‘galleta’를 어원으로 하는 단위로 와인이나 맥주 등의 부피를 측정할 때 쓰여왔었다. 1882년 미국에서 기준을 승인하여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원유의 단위는 1배럴이 기준이 되었다. 영국의 1갤런은 미국과 달리  62 °F에서 물 10 파운드의 부피를 기준으로 한 4.54609 리터이다.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지구의 물질에서 필요한 것을 만들어내는 것은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진다. 이렇게 늘어난 지구인구로 인해 자연 속에서 존재하는 것들로 수요를 채울 수는 없는 시대가 되었다. 며칠 전 사고가 일어난 리튬 역시 시간이 지나고 보면 중간과정의 결과물에 불과한 때가 올 것이다. 그렇게 불안정하고 관리하기가 까다로운 물질이 주요 에너지원이 되기는 힘들다. 


소설 모비딕은 하먼 멜빌의 장편 소설이자 소설 속의 고래 이름이기도 하다.  1820년 11월 20일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포경선 '에식스호(Essex)'가 커다란 향유고래에 받혀 침몰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서 쓰인 소설이다.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고래기름을 얻기 위해 고래를 잡아 죽이려는 에이허브 선장이 다리 한쪽을 잃어 이에 대해 복수를 하기 위해 선원들을 이끌고 모비딕을 쫒는 이야기이다. 사람이란 그런 존재다. 자신이 원래 했었던 모든 것에 대해 이유와 그로 인한 결과는 상대방에게 묻는 존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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