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싶은 여자는 어떤 사람일까.
레이첼와이즈는 007 시리즈로 인기를 얻고 있는 대니얼 크레이그와 2011년에 재혼했다. 결혼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전 부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과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포함해 4명의 게스트만을 초청했다고 한다.
1970년생인 레이첼 와이즈(바이스)는 헝그리 국적인 아버지와 오스트리아 국적인 어머니의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가족을 이끌고 나치의 학대를 벗어나 영국으로 도망쳤다. 이상적인 유대인 부모 사이에서 부양된 레이첼 와이즈는 스스로를 유대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립학교에서 꾸준하게 교육을 받은 그녀는 케임브리지 대학교를 졸업한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 50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영국에서는 결혼하고 싶은 여자 순위에서 항상 상위권에 랭크 되어 있다. 그녀의 매력은 무엇인가? 미모와 지성, 개념을 모두 가지고 있는 여성은 어떤 남자라도 거부하기 힘들다. 선천적으로 미모를 가지고 태어났던가 투자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여성의 경우 지성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레이첼 와이즈는 연기 외에 다른 지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던 탓에 아버지가 배우의 길은 탐탁지 않아했다고 한다. 그녀의 연기를 보면 진심이 느껴진다. 가벼운 영화뿐만이 아니라 별로 주목받지 못할 그런 영화의 출연도 마다하지 않는 그녀를 보면서 돈을 벌기 위한 연기가 아닌 그냥 연기에 대한 그녀의 집착은 사랑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대중적으로 성공한 영화 '미이라'의 성공으로 스타덤에 올랐지만 그녀는 미이라의 성공은 나에게 취향이 맞는 가난한 영화에 출연할 여유를 주었을 뿐이라며 대중적인 인기에 연연하지 않았다.
영화 아고라
영화 아고라를 보면서 그녀가 그 시대에 그런 숙명을 지녔다면 그런 생활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게끔 만든 연기를 보여준다. 알고 싶어 하는 것이 많았던 천문학자 히파티아(레이첼 와이즈 분)는 종교의 전쟁과는 상관없이 진리를 위해 달려간다. 히파티아는 고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관장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뒤 철학, 예술, 문학, 자연 과학 등의 교육을 받은 후 고대의 철학자이며 최초의 수학자로 자리 잡았다. 여성 수학자로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그녀는 그리스도 교도들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되었다. 영화에서는 자비로운 죽음을 맞이하지만 실제로 그녀는 마차에서 끌어내려 무자비한 폭행과 함께 그녀의 알몸이 갈가리 찢겨진 뒤 불 태워 죽였다고 한다.
한국의 관객들은 대중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언론은 그런 대중들의 속성을 알기에 천만배우이니 흥행배우이니 하는 수식어를 붙여 관객몰이를 한다. 다른 사람도 봤으니 나도 봐야지라고 한다. 영화를 보는데 있어서 소신 같은 것은 없는 느낌이다. 그 시대의 지식을 의미하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은 그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척도나 다름이 없다. 읽기 싫어하는 사회 ,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회, 배려 없는 사회는 돌멩이대신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는 원시사회이다.
히파티아가 죽은 후 알렉산드리아의 어마어마했던 양의 장서들은 사라지고 수학/천문학적인 발전은 주춤거렸고 헬레니즘은 몰락했으며 중세의 암흑시기가 도래한다. 유럽은 기독교의 바람이 불었으며 이후에 이슬람이 200여 년쯤 지나 중동에서 발현하고 그로부터 400여 년이 지난 후 십자군 전쟁이 유럽과 중동을 휩쓴다. 이 전쟁은 엉뚱하게도 동쪽의 징기스칸에 의해 일어난 원나라에 의해 깨끗이 정리된다.
사람에게는 때론 집착이 필요하기도 하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한 집착은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기도 한다. 세상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수많은 지식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필요 없는 지식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걸 알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만 있을 뿐이다. 대중적인 인기는 가난한 영화에 출연하기 위함이라는 그녀의 소신이 따뜻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