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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선악개념이 없다.

돈은 정치, 미디어, 지인, 직업 모든 것과 연결이 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돈에 대한 선입견이나 사회가 부여하는 이미지에 끌려가는 경향이 있다. 분명하게 돈의 수량을 재는 개념은 있지만 그걸 바라보는 관점은 천차만별이다. 마치 돈이라는 자체에 선악개념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할 때 사기를 당할 확률이 많다. 개개인에게 선한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돈에게 선악에 대한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어떤 사람의 삶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정직하게 돈을 벌면서 살았다는 것은 도덕적인 관점으로만 평가받을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돈에 대한 걱정 없이 산다던가 투자실패를 하면 안 된다는 관점 같은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태어나면서 결정할 수 없는 것은 사는 국가, 사는 지역, 부모, 가문등이다. 이런 결정할 수 없는 것들이 개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그렇게 성장하면서 돈을 바라보는 관점은 확고하게 고정이 되기도 하고 바뀌어가기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바뀔 수 있는 기회를 만나기도 하고 기회인지도 모르고 지나치기도 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남들보다 더 잘살기 위한 생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이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미국이 달러와 금의 연결고리를 끊고 찍어내는 돈으로 인해 달러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한국과 먼 미국이라는 땅에서 Fed가 선택하는 것에 따라 흔들리고 기준금리도 영향을 받고 주식시장의 긴장 국면과 경지 부양의 시그널에 영향을 받는다. 아무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직장과 자영업의 미래가 결정되기도 한다. 달러의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 종이 화폐의 공급이 향후에도 지금보다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 금이 갖고 있는 실물 화폐로서의 매력은 보다 크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주변에서 보면 금을 바라보는 관점이 IMF이전이라던가 2000년대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화폐의 발행과 그 역사를 살펴볼 생각을 하지도 않고 짧은 자신의 삶의 기준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시험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과거를 통해 현재를 투영하고 현재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가지고 미래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모든 제국은 성장하다가 저물어갈 때 화폐의 유통에 반드시 문제가 생겨난다. 미국도 언젠가는 그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다.


특정지역의 아파트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그 아파트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정치나 미디어에서 돈을 버는 것이 매우 유용하기 때문에 그런 것처럼 포장하고 정책을 수립할 뿐이다. 미국에서 달러를 찍고 그 돈이 국내로 들어오고 한국은행이 화폐의 유동량을 증가시키면 일반 국민의 월급이 올라갈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금융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 것들의 가치가 가장 먼저 올라간다. 그렇지만 그 가치가 계속 유지되려면 한국의 경제성장이 그것을 뒷받침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하고 끊임없이 미래에 소득이 증가되어야 한다.


돈은 선과 악을 구분하지 않는다. 각종 사기사건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분노를 하기도 하지만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 나이브하는데에서 발생하는 것이 본질이다. 아무리 정상적인 관점이라고 하더라도 틀렸음을 인정해야 하는 것이 돈이다. 성실하게 돈을 벌고 차곡차곡 모으는 것은 과연 잘못된 선택일까. 공격적으로 거시 경제에 대해 이해하고 금리에 대한 지식과 기축 통화에 대해 이해하며 환율전쟁과 같은 복잡한 흐름을 이해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하면 똑똑한 선택일까.


투자란 그냥 막연하게 돈을 많이 벌어서 여유 있게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돈이 흐르는 길을 예측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과연 자신이 하는 일이 만족감을 주고 오랜 시간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무리하지 않고 현재의 생활수준을 지키면서 언제까지 살아갈 수 있을까. 그런 것이 더 중요하다. 필자는 20대부터도 언제 퇴직할지를 고민하지는 않았다. 평생을 걸쳐서 할 수 있으며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 길에 경제적인 가치가 함께해 줄 것인가를 고민했다. 워라밸처럼 일은 나쁜 것이고 쉬는 것은 좋은 것이며 파이어족처럼 빨리 은퇴해서 넉넉한 삶을 유지하면서 쉬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지 고민하는 것보다는 그렇게 살아야 될 것처럼 보면 사기당하기에 너무나 좋은 조건을 가지게 된다.


평생을 살아가면서 공부를 통해 학벌이나 높은 교육 수준을 받은 삶이 영향을 받는 것은 길어야 40대 정도까지다. 물론 특정한 계층이나 조직에 들어간 일부의 사람들은 더 긴 시간 영향을 받는다. 그렇지만 인생은 40대에서 끝나지 않는다. 더 많은 시간을 잘 살 수 있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교육은 돈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돈에 선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함과 악함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돈을 왜곡해서 받아들이게 만든다. 어떤 시점에서 돈은 어떤 용도로 쓰이며 필요한 양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하게 아는 것은 삶을 나락으로 이끌지 않게 만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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