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빠져서 아쉬운 느낌
뤽 베송이 메가폰을 잡았고 우주관을 담고 있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를 하게 만든 영화 발레리안 : 천 개 행성의 도시는 관객 포커스를 아이가 있는 가족에 맞춘 듯하다. 내용들이 어디서 본 것 같은 장면들로 넘쳐나는 것도 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신비한 종족이며 에너지를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뮐 행성의 진주족은 마치 판도라의 아바타 종족과 닮아 있고 우주관은 스타트랙이 연상된다.
오랜 시간이 지나 우주시대를 맞이한 지구에는 수많은 외계 종족들이 찾아와서 행성을 이루기 시작한다. 지구와 가까이 있어 만약 떨어질 경우 지구가 종말 할 수 있기에 먼 우주로 나아가기로 결정한다. 반목과 질시가 없는 세계라고 선언된 배경은 '알파 스테이션'으로 3,000여 종족이 함께 살며 문화와 지식을 공유하는 우주 정거장이며 우주 도시다.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영화에 활력을 넣기 위해서인지 몰라도 남자와 여자 주인공은 데인 드한과 카라 델레바인이 맡았다. 똑 부러지는 캐릭터라고 하지만 너무 젊고 발랄해서 영화의 무게마저 가볍게 만들었다. 뮐 행성이 30여 년 전에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듯 갑작스럽게 멸망한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진주 종족을 다시 부활할 수 있는 '컨버터'가 암시장에 등장한 것이다. 이 컨버터를 가져오기 위해 사령관을 명령을 내리고 바람둥이 발레리안과 도도한 로렐린이 임무를 맡게 된다.
원시 종족인지 알았던 진주 종족은 습득력이 상당히 뛰어난 종족이었던 것이다. 그냥 머리를 쓸 필요가 없어서 원시적으로 살았던 이들은 알파 스테이션으로 오면서 갑자기 지식이 급상승한다. 3,000여 종족이 오랜 시간 개발해놓은 기술력을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주며 이들의 멸망에 큰 역할을 했던 사령관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외계 종족을 표현한 장면에서는 스타워즈를 많이 참조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유사한 캐릭터들이 적지 않았다. 영화의 장르는 SF지만 판타지를 지향하려고 노력한 것이 엿보였다. 아주 어리지도 그렇다고 해서 나이가 좀 있는 두 남녀의 성장 드라마 같은 외피를 두르고 있어서 그런지 가볍고 유치한 부분도 없잖아 있다. 그렇지만 영화의 후반부에서 겉모습을 바꾸면서 리한나가 직접 선보이는 퍼포먼스는 신스틸러라고 할 만큼 괜찮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철학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냥 상생하면서 잘살고 과거는 용서할 수 있지만 잊지는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 정도가 전부다. 초등학생이나 가족이 함께 보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SF물의 새로운 기원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