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 친구들의 색다른 모임
'올해는 어떤 책을 읽을까?'
책을 정하는 것에서부터 설렘과 괴로움이 있는 이 모임..
아, 사실 내가 애정하는 이 북클럽은 다른 이름 없이 토요일에 모이는 것으로 '세터데이 북클럽'이라고 한다.
24년도 초에 시작해서 벌써 일 년을 향해 가고 있다.
관계의 형태는 전부 다르지만, 처음에는 가깝게 지내는 몇몇 친구들이었다. 뽀로로 친구들처럼 같이 노는 게 즐겁고 너무나도 웃긴, 아니, 그냥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그전까지 나와 책은 멀고도 가까운 사이었다. 책을 편식하듯 읽고, 끝까지 끝내지 못한 책들도 많았다. 그래서 운동도 마찬가지지만 책도 같이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 더 효과적인 부분이 있다. 혼자였다면 읽지 않았을 주제의 책들을 함께 읽을 수 있고 나누려면 끝까지 읽어야겠다는 마음 때문에 완독도 무조건 하게 되었다.
사실,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더없이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 아마 그저 '자기가 느낀 발견과 인사이트를 공유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모임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전까지 우린 뽀로로와 친구들-노는 게 제일 좋은-이었기에 책 모임을 한다고 해도 얘기하다 보면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뒤덮일 가능성이 클 거라고 생각했다.
첫 북모임으로 선정한 책은 김혼비 작가의 '다정소감'이라는 책이었는데, 첫 시작에 참 어울리는 책이었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책이었고, 나눌 수 있는 주제도 아주 많았다.
첫 모임, 첫 책부터 그런 나의 생각-깊이 있는 이야기가 오갈 수 있을까 하는-과는 다르게 담백하고도 적당히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그리고 모임을 거듭할수록, 여러 책을 만나면 만날수록 나눔과 이야기들이 넓고 깊어져간다는 것을 느낀다.
그냥 같이 놀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 관계에서는 다 알 수 없을 이야기와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세상 구석구석 소외되어가고 있는 주제와 이야기들을 끄집어내 나의 아픔으로 받아들이고 우리만의 위로를 나눌 수 있는 그런 따뜻하고도 색다른 모임으로 모일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그리고 엄청난 특권이자 복이다.
책을 읽고 나누면서 나의 오랜 고정관념과 편견이 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되다 보니 책과 작가, 그리고 타인의 시선을 빌려보는 습관이 조금은 생겼다. 나는 그런 책식주의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내 생각과 편견, 고정관념-익숙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내려놓고 책이 말해주는 것을 따라 생각해 보고 느껴보고 공감해 보며 더 넓은 세계를, 구석구석을 바라보고 보살피는 눈과 마음이 필요한 것 같아서.
때로는 내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그 의견과 생각들을 완전히 부정하고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생각들의 바탕에 있는 그 사람이 살아온 삶과 시간들을 존중해 줄 수 있는 능력도 생긴다는 걸 참 많이 느낀다.
그렇게 넓어진 내가 더 자유해지고 편안해지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