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경조증일 때는 돈을 많이 쓰게 된다. 필요한 것들이긴 했지만 인터넷 비교도 해보고 사면 되는데 백화점 간 김에 다 서버려서 몇십만 원이 30분 안에 날아갔다. 허허허.
동생이 출산하기 전에 한 번 더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운전이 조금 힘들게 했지만 내 덕에 엄마도 편하게 오실 수 있어서 마음이 좋았다. 동생네에 간 1박 2일 자유시간을 누린 남편이 나 보고도 나가서 자유시간 보내고 오란다. 그렇게 말한다면 또 안 나갈 수 없지.
좋아하는 카페에 가서 따뜻한 말차라테를 마시며 최예지 작가님 책 ‘의외로 간단한’을 읽었다. 19년도에 읽었던 책인데 오늘 손에 다시 잡혔다. 책을 읽으며 ‘아, 작가님은 5년 전에도 이런 고민과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그리고 내가 밑줄 그은 문장들과 메모해 둔 글을 보며 5년 전 나의 생각도 알 수 있었다.
책 보다 말차라테 한 모금, 책 보다 바깥 구경 한 번.. 이렇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나니 바닥났던 체력이 차올랐다. 그리고는 아로마 마사지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색이 예쁜 왁스 플라워와 거베라를 사서 씽씽이를 타고 신나게 왔다. 내 사랑 씽씽이. 씽씽이를 타고 자전거 도로를 질주하면 해방감이 느껴진다.
좋아하는 바디 스크럽으로 샤워를 하고 개운하게 아이와 잠을 청했다. 아이는 곤히 잠들었지만 나는 생각이 계속 많아서 다시 일어나 글을 쓰고 있다. 기록할 시간이 주어져서 감사하다. 가을 느낌 물씬 나는 음악을 들으며 은은한 스탠드 조명이 비추는 나의 책상에 앉아 글을 쓰는 지금이 참 평안하고 좋다. 나의 공간에서 얻는 아늑함. 잠이 오지 않으니 계속 일 생각, 할 일 생각들을 해서 머리가 터질 것 같다. 과부하.
우선 진짜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을 정했다. 일적으로는 검사사례 보고서 작성, 특강 자료 준비, 2023학년도 사업 결과보고서 작성이 있다. 집안일은 여름옷 집어넣고 가을 겨울 옷 꺼내기이다. 학부 교수님이 오랜만에 연락 오셔서 후배들에게 심리상담사에 대해 특강을 해줄 수 있겠냐고 제안하셨을 때 부담되는 마음도 있었지만 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덥석 잡았다. 11월 5일로 날짜가 잡혔다. 설렌다. 또 두렵기도 하다.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정말 많은데 1시간 안에 다 할 수 있으려나~ ㅎㅎ 제일 좋은 강사는 일찍 마쳐주는 강사라는 말도 있는데..ㅎㅎ 오버하지 말고 담백하게 해 보자!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