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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브 Sep 10. 2024

태국 2주 살기 :단식 디톡스 센터에서 7kg 감량

평화로운 섬 코팡안에서의 완벽한 힐링과 비움


세계 여행을 시작하는 첫 국가로 태국을 선택한 건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이 디톡스 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와 잦은 술자리로

늘 무거운 컨디션, 만성 피로를 달고 살았던 지난 몇 년.


그래서 2주 정도 태국의 작은 섬 코팡안에서 힐링을 하면서,

n십 년 동안 쌓였던 몸 안의 독소들을 다 배출하고

리프레시된 몸과 마음으로 세계 여행의 스타트를 끊고 싶었다.



그래서 입소한 이곳!

코팡안의 한적한 해변가에 위치한 ‘Orion Healing Center’의 10박 11일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총 2주간의 일정 중 앞뒤로 이틀씩은 코사무이와 방콕에서 잠깐씩 머물렀다. 


이곳의 디톡스 프로그램은 3일에서 일주일, 열흘과 4주까지 다양한데

제대로 된 디톡스를 경험하려면 최소 10일을 하는 걸 권장받았다.

 

숙소는 센터에 딸린 독채를 신청했는데

라탄으로 벽을 엮은 화장실이 정말 좋았고

혼자 지내기에 매우 쾌적했다.

때론 테라스에 있는 해먹에 누워서 왔다 갔다 하면서 무념무상.



센터 내에서도 해먹에 누워서 책을 읽던 시간이 가장 좋았다.



노을을 보며 타기 좋은 그네.



프로그램의 첫 이틀과 마지막 이틀은 건강한 야채와 과일 위주의 비건식을 하면서

단식을 하기 전과 후의 몸의 변화에 대비하는 과정이다.




센터의 음식들이 종류가 참 많았는데 비건식이 이렇게도 맛있을 수 있구나란 걸 느꼈다.

쿠킹클래스도 진행하는데 시간상 스킵했지만 너무 배워보고 싶을 정도로 탐나는 레시피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동안은 센터 내에서 요가(1일 2회 수강 가능)와

마사지, 명상, 아로마테라피 클래스, 기 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매일매일 일정표 보면서 다니느라 지루할 틈이 없었다.



요가도 빈야사, 쿤달리니, 하타, 아쉬탕가 등 이렇게 종류가 많다는 걸 배웠다.

하나하나 도장 깨기 해보는 재미.

2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요가를 갔는데 전날 안되던 자세가 다음날 되는 등

실력이 하루하루 느는 것도 뿌듯한 경험이었다.

특히 여기 요가원은 전신거울 대신 탁 트인 오션뷰가 있는 게 특징이었는데

노을과 밀물이 들어오는 바다를 보면서 요가를 할 때 정말 큰 힐링을 느꼈다.




비록 엄두를 못 냈지만 이렇게 아이스배스를 할 수 있는

야외 욕조도....


그리고 다시 단식 프로그램으로 돌아와서,

이틀간의 보식 기간이 끝나면 일주일 동안 강도 높은 단식을 시행한다.

이곳의 단식은 아무것도 안 먹는 게 아니라

천연 디톡스 재료인 벤토나이트(Bentonite Clay)와 차전자피(Psyllium Husk)를 섞어 매일 복용하게 한다

(충분한 수분과 영양제도 함께 섭취).





벤토나이트는 진흙 같은 재질, 차전자피는 톳밥 같은 재질로

차전자피가 몸속 장벽에 붙어있는 독소와 숙변을 긁어주고,

벤토나이트가 한번 쓸어주면서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해준다.




그리고 매일 정오마다 센터에 모여서 영양사와 함께 현재의 몸 컨디션을 상담받고,

짧은 영양학 강의 등을 듣는 시간을 가진다.

이때 전 세계에서 온 단식 동기(?)들과도 교류를 하느라

혼자 온 곳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서 위안이 되었다.

텔아비브와 런던에서 온 제 또래 여자아이들과 계속 같이 다니면서 친해졌던 기억..




단식을 하느라 힘든 혀를 축여주던

코코넛 워터... 족히 15통은 마셨던 것 같다.


단식 기간 중간에 두통과 어지럼증 등 명현 현상이 심하게 왔다.

처음 겪어보는 어지럼증이라 놀랐지만 영양사님께 증상을 말하면

몸속에 독소가 빠져나가면서 겪는 당연한 과정이라고 안심을 시켜주신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다 견딘 후 디톡스를 끝내는 날에는

다시 태어난 것처럼 한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개운함과 상쾌함을 경험했다.

머리가 어찌나 맑아지던지..!



일주일 단식이 끝나면 깨끗해진 몸이 놀라지 않게 다시 이틀 동안 비건식을 한다.

첫 식사로 신선한 파파야 볼을 먹는데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었다.

마지막 이틀 동안 먹었던 식사들이 모두 꿀맛이었고 한 입 한 입 음미하면서 먹었던 기억이 난다.




최종 몸무게는 7kg 정도 감량이 되었고 (단식 시작하고부터는 매일 1킬로씩 빠졌다)

원래 다이어트 목적도 있었기 때문에 이것 또한 매우 좋은 성취였다.


그러나 단순 체중 감량 이상으로


1) 매끈해진 피부 결은 물론이고

(극건성인데 로션을 바르지 않아도 속부터 올라오는 광이 너무 신기했다는)

2) 몸속부터 정말 깨끗해진 거 같은 가벼움

3)긴 단식에 성공했다는 자신감 등


많은 성취감을 안겨줘 단연코 살면서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로 기억되는 도전이었다.


또 신기했던 경험은 이후 가끔씩 술을 마시거나 과식을 해도

그다음 날 몸이 재빠르게 회복이 되고 피로감이 예전과 비교해 현저하게 적어졌단 점.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앞으로의 1년간의 세계여행은 물론

그 이후로도 어떤 일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겼다.





몸과 영양소에 관련된 클래스를 듣고 요가를 하면서

내가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제 몸을 많이 학대하면서 살아왔구나 하는 깨달음도 얻었다..

스트레스를 술과 야식으로 풀고 편하다는 이유로 잘못된 자세를 방치하는 것 등

그동안 알게 모르게 몸이 많이 힘들었겠다는 게

단식을 하고 몸의 반응에 귀를 기울이면서 많이 느꼈다.


너무 신기하고 소중했던 경험이라

앞으로 5-10년 단위에 한 번씩 이렇게 몸을 비워주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코팡안에는 이곳 말고도 다양한 요가원과 디톡스 센터가 많다.

이곳에 몰려든 사람들은 유럽인들이 대부분인데 대부분 히피스러운 옷차림에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생활해서 그런가

다들 친절하고 미소를 잘 지어줬던 기억이 있다.




또 산책하기 좋은 아름다운 해변이 많은데,

태국의 다른 유명한 관광지 끄라비, 푸켓, 코사무이에 비해

한적하고 고운 모래사장에 물이 정말 깨끗했다.




가끔 이렇게 아름다운 일몰과 구름을 혼자서 보기도 한다.





가벼워진 마음으로 나는 바로 다음 며칠 뒤 여행을 계획한다.

이제 몽골로 떠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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